클린 디젤의 몰락은 전기차에게 가장 큰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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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디젤의 몰락은 전기차에게 가장 큰 호재
  • by 김정철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배출 테스트를 속였다고 미국 환경보호청(EPA)가 고발했고, 폭스바겐은 이 혐의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유감이 아니다. 확실한 사과다. 소송이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만약 이 사건에 벌금을 물린다면 위반 차량 한 대당 최대 37,500달러(약 4천 만원)의 벌금을 적용시킬 수 있다. 폭스바겐이 판매한 TDI 엔진 차량은 5년간 약 45만대다. 최대 20조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TDI엔진 차량을 미국에만 판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도 이미 폭스바겐, 아우디 차량에 대한 전수조사 명령이 내려졌다. 폭스바겐의 이번 사건은 폭스바겐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만한 사건이다. 진짜 큰 사태는 폭스바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디젤 엔진을 만들어 왔고, 이 문제는 모든 내연기관 자동차들에게 확대될 수 있다. BMW는 다행히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벤츠나 현대차, 푸조 등도 디젤 자동차를 많이 만들어 왔다. 이들까지도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클린 디젤"이라는 신화가 깨졌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디젤엔진은 환경에는 나쁘지만 연비가 좋았다. 그래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았다. 그러나 북금곰들의 생태는 위험해 졌다. 그러자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유럽연합은 유로1~6까지 배기가스 규제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동차 회사들의 놀라운 마술이 시작됐다. 출력은 증강시키면서 배기가스를 줄이는 신기원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마술의 트릭이 밝혀졌다. 배기테스트시에만 인위적으로 배기가스를 줄이는 프로그래밍을 했던 거다. 사실 클린 디젤은 원래부터 쉽지 않은 목표였다. 배기가스를 줄이기와 출력 증강은 동시에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클린 디젤은 시작부터 불가능한 미션이었는지도 모른다. 




반면 전기차의 가장 큰 경쟁자였던 '클린 디젤'이 침몰하면서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은 전기차로 향하고 있다. 테슬라모터스는 이번 달부터 테슬라 최초의 SUV인 테슬라 모델X를 판매하고 있고, 내년에는 보급형 전기차 테슬라 E를 준비하고 있다. 같은 미국 회사인 GM역시 2017년부터 3천만원대의 전기차 볼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최근까지 전기차들은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받아 왔다. 대한민국의 주유소 가격을 보면 믿지 못하겠지만 유가는 끝없이 하락했고, 디젤차들은 연비 20km를 심심치 않게 찍어왔으며, 전기차 인프라는 더디게 발전해 왔다. 전기차를 타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불편하고, 경제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가장 큰 경쟁자이던 디젤차 진영이 큰 타격을 받았다. 유로6에 맞게 만들면 출력의 감소를 감수하거나 가솔린 엔진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반면 전기차는 신차 소식과 함께 인프라도 급속도로 나아지고 있다. 테슬라 모터스는 2017년 연 50만 대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에 전기차 충전 시설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내연기관은 필름카메라와 비슷한 운명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휘발유의 내음을 사랑하고, 엔진의 배기음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추억의 제품으로 말이다. 20년이 지나면 엔진이라는 단어는 필름이라는 단어처럼 생소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 애플카 상상도. 믿지 말자.


애플도 빼놓을 수 없다. 공교롭게도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애플이 2019년 전기자동차 개발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참고 링크 : http://thegear.co.kr/9501
아마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진입한다면 보다 빠르게 전기차 인프라를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만들 자동차 이름의 상표권을 먼저 확보하려는 사람들도 분주해졌고, 애플 자동차에 들어갈 액세서리를 만드는 서드파티 업체들도 분주해질 것이다. 걱정되는 점도 있다. 애플카는 헤드라이트와 와이퍼가 동시에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램을 2기가 이상 넣어주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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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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