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업데이트" 애플 에어팟 2세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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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업데이트" 애플 에어팟 2세대 리뷰
  • by 이상우

나는 1세대 에어팟이 나오고 2년 동안 거의 매일 사용해왔다. 외출할 땐 주머니에 넣었고 장거리 출장길에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더해진다. 수많은 무선 이어폰에서 에어팟을 고집한 이유는 편했기 때문이다. 간편한 페어링, 자동 멈춤, 착용했는지조차 잊는 가벼운 무게가 주는 편안함 등 기존 블루투스 이어폰의 단점을 일거에 해결했다.

그러나 주위가 시끄러우면 에어팟은 기능을 다 못한다. 내가 에어팟에서 유일하게 진실로 느낀 실망감은 차음성이다. 에어팟은 오픈형이다. 커널형 이어폰처럼 귀 안쪽으로 집어넣기 좋은 실리콘 팁이나 폼 팁이 없기 때문에 외부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편안함은 오픈형이 낮다.

서론이 길었다. 2세대 에어팟의 특징은 크게 다음 4가지로 요약된다.

· 1세대와 사실상 동일한 디자인
· 유선, 무선 2가지 충전 타입의 케이스
· 음성으로 시리 호출(시리야)
· 새로운 'H1' 칩은 장치와 연결 및 전환 시간을 줄이고 더욱 안정된 무선 연결을 기대할 수 있다. 게임 레이턴시도 최대 30% 줄였다. 


디자인


우선 외형을 비교해보자. 2세대 에어팟은 1세대와 구별이 안된다. 나란히 놓고 2세대를 고른다는 것은 애플 지니어스라도 불가능한 미션이다. 생긴 것도, 윤이 나는 흰색 마감도 똑같다. 사진 촬영을 하면서 몇 번이고 헷갈렸을 정도다. 왼쪽이 2세대 에어팟이다. 당연히 착용감도 똑같다.



리뷰 제품은 무선 충전 케이스 모델이다. 무선 충전 모델의 케이스 앞면에는 작은 LED가 있다. 뒷면 페어링 버튼은 위쪽으로 약간 이동했다. 이것을 제외하고는 1세대와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케이스 안쪽에 있던 충전 중임을 뜻하는 LED가 바깥 전면으로 자리를 바꾼 정도.

디자인 변화가 없어 좋은 점은 1세대 에어팟에 무선 충전 케이스를 쓸 수 있다는 거다. 9만 9,000원에 따로 판매되는 옵션인 무선 충전 케이스는 치(Qi) 충전 패드에 두면 케이블을 꽂아놓지 않아도 되고 잠자기 전 올려두면 충전이 되는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무선 충전 패드에 뒀다. 그러자 충전 케이스 LED가 황색 빛을 낸다. 신기하지만 놀랍거나 그렇지는 않다. 유선보다 충전 시간이 더 필요하고 따라서 멀쩡한 기존 케이스를 대체할 만큼 가치는 없다. 무선 충전은 말그대로 옵션이다. 충전 케이스 표면이 윤이 나는 마감이므로 가급적 표면에 미끄럼 방지 장치가 있는 충전 패드를 권한다. 


구형과 신형 에어팟을 2세대 충전 케이스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일치하지 않는 에어팟이고 함께 사용할 수 없다는 경고문이 뜬다. 

충전 이야기가 나왔으니 배터리 수명을 보면 음악 재생 기준 최대 5시간이다. 완전히 충전된 케이스는 에어팟을 24시간 동안 여러 번 충전할 수 있다. 또 에어팟을 케이스에 15분만 넣어두면 최대 3시간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 1세대에서 통화 기준 1시간 늘어난 배터리 수명이다. 5시간가량 사용하고 3일째 되는 아침 확인한 케이스의 배터리 잔량은 49%를 나타났다. 당연히 이어폰 배터리는 100% 완전히 충전된 상태다.


음성으로 시리 호출


주목되는 변화는 내부다. W1 칩에서 바뀐 신형 H1 칩은 2세대 에어팟의 사실상 유일한 새 기능인 음성 시리 호출 기능을 한다. 에어팟을 두 번 연속 탭 하는 대신 "시라야"라고 말하자 이내 "띠딩~"하며 "계속 말씀하세요."라고 채근한다. 질문을 하거나 지시를 할 때 시리 호출이 편해졌다. 달리거나 자전거를 탈 때 또는 양손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최고다. 아침 출근길 시끄러운 버스 정류장에서도 문제없이 잘 작동했다. 아이폰에서처럼 '단축어'를 활용하면 더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두 번 탭 해 다음 트랙이나 잠시 멈춤 같은 기능도 여전히 살아있다. 음성 시리 호출이 되면서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 시리 호출을 '재생/일시 중지'로 변경하니 귀에서 빼는 번거로움이 사라져 좋았다.

H1 칩이 적용되며 소소하게 바뀐 것도 있다. 우선 아이폰과 연결 속도에 눈에 띄는 개선이 있다. 전에는 귀에 끼고 2~3초 후 "뚜둥" 소리가 들리고 연결이 됐는데 2세대 에어팟은 귀에 끼는 거의 동시에 연결음이 들린다. 또 1세대 에어팟은 아이폰XS와 연결된 상태에서 아이패드 프로에 연결을 시도하면 9초가량 지나서 연결음이 난다. 상당히 지루하다. 2세대 에어팟은 같은 실험에서 2초 내외의 인상적인 연결 속도를 보였다. 여러 개의 iOS 기기 또는 맥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환영할 업그레이드 이유로 충분하다. 전화 통화 연결 속도는 최대 50% 더 빨라졌다.



2세대 에어팟은 또 음량이 약간 커진 느낌이다. 같은 볼륨에서 구형과 비교하면 소리가 좀 더 크게 느껴진다.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코러스 부분 표현력의 깊이가 느껴지고 이후 프레디 머큐리 보컬도 숨소리까지 느껴지는 해상력이 좋다. 물론 이 정도의 차이를 느끼려면 아주 민감한 사람만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2세대 에어팟은 유선 헤드폰과는 여전히 비교가 안된다.


2세대 에어팟 살만할까?


처음에는 (컬러를 포함한) 변화 없는 디자인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사용해 보고 놀랐다. 매일 자주 사용하는 예를 들면 손을 쓰지 않고 시리를 호출하는 기능은 유용하고 인상적이다. 음성 시리 호출 다음으로 빠른 연결과 전환, 지연 감소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아이폰을 쓰는데 에어팟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2세대 에어팟은 코드프리 이어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가이드다.
무선 충전은 별로 와닿지 않은 필요 없는 기능 같지만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옵션이다. 이미 에어팟을 갖고 있고 배터리가 오래가면 굳이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다.


장점
  • 향상된 기기 연결과 전환
  • 음성 인공지능 비서 호출(시리야)
  • 무선 충전 케이스

단점
  • 화이트 단일 색상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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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aspen@thege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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