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옥자'의 개봉 의미와 시청 경험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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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옥자'의 개봉 의미와 시청 경험의 혁신
  • by 김정철


넷플릭스가 제작한 '옥자'가 지난 29일 극장과 넷플릭스 자체 플랫폼에서 동시 개봉했습니다. 영화 배급업체와 스트리밍 사업자간의 힘겨루기 때문에 옥자는 개봉전부터 논란이 많았죠.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하도 말들이 많아서 이미 옥자가 개봉한 줄 알았다."라는 말을 털어 놓기도 했죠. 어쨌든 옥자는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등극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평들도 대체로 좋은 편입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가입하면 첫 달이 무료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옥자'를 계기로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제작비 5천만 달러(약 572억원)짜리 영화를 개봉일에, 집에서, 공짜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우리는 넷플릭스의 유혹을 점점 더 이기기 힘들 것 같습니다. 옥자 외에도 올해만 해도 워머신(브래드 피트 주연의 코미디), 브라이트(윌 스미스 주연의 스릴러물) 등이 준비 중입니다.

넷플릭스는 2017년에만 60억달러(약 6조 8600억원) 이상을 콘텐츠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엄청난 물량공세입니다. 넷플릭스가 엄청난 돈을 들여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넷플릭스는 올해만 해도 1,000시간이 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넷플릭스가 독점 공급하는 콘텐츠만 한 달에 약 80시간이라는 얘기죠. 하루에 2시간씩 시청해도 한 달간 다 못 볼 양입니다. 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게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는 이유일 겁니다.


넷플릭스의 다음 목표는 극장으로 보입니다. 극장에서의 시청 경험을 따라 잡겠다고 나섰습니다. 넷플릭스의 파트너 디렉터 '롭 카루소'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넷플릭스에게는 스마트TV가 가장 중요하다. 어떤 기기로 가입하든 6개월 후에는 스마트TV로 시청하는 사람이 70%에 가깝다. 따라서 스마트 TV에서 화질을 높이고 기술적 혁신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굳이 극장까지 가서 영화를 보는 이유는 사운드와 화질, 그리고 팝콘, 콜라인데요. 팝콘, 콜라는 알아서 해결하면 되고 넷플릭스는 사운드와 화질을 업그레이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옥자가 신호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옥자'를 통해 새로 도입한 기술은 '돌비 애트모스'와 '돌비비전' 기술입니다. 이를 묶어서 HDR(High-dynamic range) 스트리밍 서비스라고 하는데요. 옥자는 이 두 기술을 적용한 첫 콘텐츠입니다.


먼저 돌비 애트모스는 360도 입체 음향기술입니다. 집에서는 여러 개의 스피커를 설치하기 힘들기 때문에 극장처럼 입체적인 음향을 즐기기 힘듭니다. 그러나 돌비 애트모스는 가상화 기술을 통해 전면의 스피커만으로도 입체적인 음향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 시연을 통해 들은 돌비애트모스 효과는 전면부 스피커만으로도 상당한 입체적 음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지원되는 기기는 현재 제한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원과 엑스박스, 그리고 LG 올레드 TV(2017년형)에서만 지원합니다.

돌비비전 기술은 영상의 몰입도를 높이는 기술입니다. 밝기가 밝아지면서도 명암비와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 더 선명하고 디테일이 강해진 영상을 제공합니다. 실제 시연한 영상을 보니 디테일이 훨씬 강해지고, 영상이 좀 더 선명하게 느껴지더군요. 이 기술 역시 LG 올레드 TV에 적용됐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중에는 최초로 LG G6도 돌비 비전 기술을 제공합니다. 돌비 비전 기술에 화질 차이가 있는지는 더기어가 직접 영상을 통해 시험해 봤으니 영상을 참조하시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넷플릭스는 궁극적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방식을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초기에 힘을 기울인 것은 케이블 TV와의 경쟁이었습니다. 광고 없이, 기기제한 없이, 무제한적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케이블 TV가 따라올 수 없는 넷플릭스만의 장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이제 칼 끝을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옥자'는 극장에 가지 않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실감나게 즐기도록 시청경험을 바꾸려는 넷플릭스의 야심이 드러난 작품입니다. 거대 극장 체인들이 '옥자'를 보이콧한 이유도 일견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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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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