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장 인상 깊었던 IT 브랜드 - HP
상태바
2016년 가장 인상 깊었던 IT 브랜드 - HP
  • by 김정철
올해도 많은 제품을 리뷰했다. 그런데, 리뷰를 할 때마다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제품들이 있었다. HP다. 솔직히 말하면 나에게 HP는 주로 놀림의 대상이었다. 투박한 디자인, 삐걱대는 완성도, 커다란 유격, 거짓말 보태서 HP 노트북의 유격에는 맥북이 들어갈 정도였다.

그런데, 올해 나온 HP 제품은 완전히 달라졌다. 섹시한 디자인에, 혁신적인 하드웨어 설계. 빈틈없는 마감. 이제 HP 노트북 유격에는 PM2.5의 미세먼지도 들어가기 힘들어졌다. 어째서 HP의 디자이너들은 올해가 들어서야 일을 시작하게 된 걸까?

[새로운 HP 로고]

그러나 사실 HP 디자이너들이 계속해서 빈둥댄 것은 아니다. HP는 몇 년 전에 레노버에게 세계 1위 PC 자리를 빼앗기고서 다시 1위 탈환을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그 방법은 여전히 기업 수요에 의존한 방식이었다. 기업들이 사기 좋게 싸고, 투박하고, 직원들이 훔쳐가기 싫게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성공적이었다. HP 노트북은 어떤 직원도 탐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드디어 깨달은 것 같다.  

HP는 엔터프라이즈 부분을 분사시키고, 지난 해에 디온 웨이슬러(Dion Weisler)가 CEO로 취임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기업에 목을 매기보다는 일반 소비자들 구미에 맞는 디자인으로 변화를 꾀했다. 스테이시 울프(Stacy Wolff) HP 글로벌 헤드 디자이너는 이를 위해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제시했다. 그 속성은 세 단어로 정리된다. 진보, 조화, 상징(Progressive, Harmonious, and Iconic). 마치 올림픽 슬로건 같은 이 단어들의 앞자를 따서 'PHI'(파이)라는 디자인 언어가 탄생했다.

파이의 세례를 받은 HP 디자인은 드라마틱한 변화가 시작된다. 우선 HP의 로고는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의 형태로 변화했다. 그리고, 폰트의 형태만 남긴 듯한 이 극단적인 로고가 모든 디자인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모든 제품은 장식적인 요소가 철저히 배제되고 마치 스마트폰의 아이콘처럼 스테레오타입만 남겼다. 그 결과 더 작고, 더 얇고, 원형만 남은 디자인들이 탄생했다. 아래는 올해 HP가 발표하거나 발매한 제품들이다. 


[HP 스펙터 13 - 세상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의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인원 PC '엔비' AIO 27 - 터치 인터페이스, 장식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 디자인이 돋보인다.][파격적인 모듈형 디자인의 HP 슬라이스]

[패브릭 디자인을 내세운 파빌리온 웨이브 PC]

[역사상 가장 작은 강력한 미니 PC, ''HP Z2 미니']


파격적인 디자인도 시도했다. 마치 가구와 같은 패브릭 재질의 PC를 디자인하기도 했고, 음질을 강조하기 위해 HP로고보다 더 중요하고 더 잘 보이게 '뱅앤올룹슨'로고를 남기기도 했다. 단순히 디자인만 업그레이드 된 것은 아니다. USB타입C 포트만 남기는 진보적인 설계, 미니 PC에 제온 프로세서를 도입하기도 하고, 모듈형 PC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제는 숨겨두기 바빴던 HP 컴퓨터를 책상 위로 당당히 올려둘 수 있게 됐다. 

2016년, HP는 가장 다양한 영감을 주는 PC업체로 탈바꿈했다. 5년 전까지는 이 역할을 애플이 수행했었다. 애플 대신에 HP라니. 정말 놀라운 변화다. HP는 올해 리뷰했던 제품들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IT 브랜드며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브랜드가 됐다.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BOUT AUTHOR
김정철
김정철 jc@thegear.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COMMENT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