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스위치 알파 12 리뷰, 서피스 프로의 또 다른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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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 스위치 알파 12 리뷰, 서피스 프로의 또 다른 대안
  • by 이상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시리즈는 PC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동할 때는 태블릿만 휴대하고 키보드를 붙이면 노트북처럼 쓸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생각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또 딜레마도 있었다. 보통 코어 i3, i5, i7 프로세서를 썼으나 이 경우는 팬이 돌아가야 했다. 반면 팬을 없애고 무게를 줄이려면 코어 M프로세서를 써야 하는데, 이 경우는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대안이 탄생했다. 지금 소개하는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는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하면서도 팬이 없는 2in1(투인원) PC다.


하드웨어 디자인은 서피스 프로와 거의 차이점이 없다. 서피스 프로와 거의 완벽하게 닮은 킥 스탠드에 스타일러스 펜, 커버 키보드가 기본 제공된다. 옵션 장사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완전한 풀 패키지다. 가격도 확실히 실용적이다. 코어 i5(6200U 프로세서, 8GB 메모리, 256GB SSD) 모델이 오픈마켓에서 127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하드웨어 사양의 서피스 프로4 보다 2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액세서리 가격까지 생각하면 30만원 정도 저렴하다. 그렇다면 이 만족이 사용 편의성과 성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우선 에이서가 이 제품에서 자신 있어 하는 새로운 쿨링 시스템부터 살펴 보자.
스위치 알파 12는 에이서가 자체 개발한 ‘리퀴드루프(LiquidLoop)’라는 쿨링 시스템이 탑재됐다. 특허받은 이 쿨링 시스템은 CPU에서 발생하는 열이 히트파이프에 전달되어 내부의 액체가 기화되었다가 열이 식으면 다시 액체가 되어 순환되면서 빠르게 열을 식힌다. 팬 없이 열을 식히니 당연히 소음도 없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열화상 이미지를 보자. 왼쪽이 스위치 알파 12, 오른쪽이 13인치 맥북프로 레티나다. 스위치 알파 12는 디스플레이 밑에 CPU 같은 모든 부품이 배치되어 있는데도 맥북프로와 온도 차는 2도 내외다. 후면 카메라가 있는 뒷면 오른쪽이 살짝 뜨거운 것을 빼면 적당한 온도다. 원래 이런 수냉 쿨링 시스템은 펌프 등의 동력원이 필요한데 리쿼드루프는 열을 식히는 액체의 기화와 액화의 반복 순환으로 동력원없이 열을 식힌다. 당연히 무소음과 전력의 누수도 없을 거다. 




노트북 대용으로 적합한 크기

스위치 알파 12의 두께는 9.5mm이고 무게는 920g이다. 다만 커버 키보드를 붙이면 크기는 292×201×15.85mm, 무게는 1,250g이다. 330g 정도가 추가된다. 책가방이나 백팩에 넣었을 때 커버 키보드 무게를 감안하면 살짝 무거운 편이다. 참고로 15인치 화면의 LG 노트북 ‘그램’의 무게가 980g이다. 투인원의 가장 큰 딜레마가 바로 이 점이다. 노트북보다 더 무거운 투인원. 이건 서피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투인원의 약점이다.

스위치 알파 12는 본체 일체형의 U자형 킥스탠드를 이용해 최대 165도까지 화면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의 킥 스탠드보다 조절 각도가 넓고 자유로운 것은 좋았는데 너무 뻑뻑한 것이 흠이다. 커버 키보드를 펼치고 킥 스탠드를 뺄 때 힘 조절을 실패해 여러 번 주위의 물건과 부딪치는 실수를 했다. 에이서는 비용 때문에 이런 선택을 했겠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에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교활하지 않았다. 스위치 알파 12는 커버 키보드가 함께 제공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백라이트 기능이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편리한 타이핑이 가능하다. 넓은 키 간격이 손이 큰 사용자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키감도 좋다. 키를 눌렸을 때의 느낌이 일반 노트북 키보드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본체와 키보드를 잇는 자력이 강력해 무릎 위에 올려놓고 쓸 때도 키 입력이 불편하지 않았다.

트랙패드는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 커버 키보드에 달린 트랙패드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손가락 눌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데다가 간혹 반대로 지나치게 민감한 측면이 있다. 또 번거롭게 몇 단계를 거쳐야 설정을 바꾸는 제어판 화면을 찾을 수 있다.

스타일러스 펜은 배터리나 충전이 따로 필요 없는 액티브 방식이다. 엣지 브라우저에서 웹 노트 기능을 주로 사용했는데 크기와 두께, 무게 그리고 256단계의 필압 덕분에 볼펜을 쓰는 듯한 느낌이었다. 본체 디스플레이와 맞닿을 때 펜촉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하지만 스위치 알파 12를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하기는 어렵다. 성인 남자도 920g을 계속 들고 있으면 손이 저리고 땀이 난다.


스타일러스 펜을 본체에 고정시킬 수 있는 클립도 있다. 이 제품을 태블릿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클립을 살펴보면 패브릭 재질이라서 내구성은 의심이 된다. 후속 모델엔 좀 더 튼튼한 클립을 만들어 나오길 기대해본다.



2K 해상도의 선명한 12인치 디스플레이


스위치 알파 12는 태블릿보다는 노트북에 가까운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12인치 IPS 디스플레이도 밝기와 명암, 색상 그리고 충분히 만족되는 시야각을 자랑한다. 최소 값에서 밝기도 상당히 밝은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2,160 x 1,440이다. 비슷한 경쟁 제품들이 풀 HD 해상도인 것에 비해 스위치 알파 12의 최대 강점이다. 데스크톱 환경에서 멀티태스킹을 할 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M.2 타입의 SSD도 장점이다. 빠른 부팅 속도로 연결되어서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 빠르다. 절전 모드를 해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제 막 공장에서 출고된 샘플 제품을 리뷰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SSD 저장 장치가 부팅 속도 향상에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전원 버튼을 누르고 뜨는 부팅 화면에서 비밀번호 입력 화면이 나오기까지 5초 내외였다. 전원 버튼은 조금 길게 눌러야 한다. 가방에 넣고 이동할 때 실수로 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 것 같다.


인터페이스는 평범하다. 마이크로 SD 카드 리더와 USB 3.0과 USB 타입-C 각각 1개, 802.11ac 무선 랜, 블루투스 4.0, 후면 500만 화소와 전면 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가 제공된다. 기가 비트 이더넷 단자는 없다. 커버 키보드 없이 태블릿으로 쓸 때가 많은 제품이라서 조도, 가속도, 자이로, 전자 나침반 같은 센서류는 제대로 갖췄다. 전원은 전용 45W AC 어댑터를 이용하고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약 8시간 동안 작동을 한다. 물론 이 시간은 실제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벤치마크에서 나온 결과를 참고하자.

리뷰한 샘플은 코어 i5(6200U 프로세서, 2.3GHz) 모델인데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시스템 전체 성능을 판단할 때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벤치마크 PC마크 08에서 스위치 알파 12의 점수는 3,043점으로 LG 그램 15(인텔 코어 i7-6500U 프로세서, 8GB 메모리, 256 SSD)의 3,018점과 별로 차이가 없었다. 고성능 게임 플레이를 뺀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사진 편집 같은 멀티태스킹 작업을 LG 그램 15처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은 배터리 수명이다. 에이서는 평균적으로 사용했을 때 배터리 구동 시간이 8시간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는 조금 달랐다. 밝기를 50%로 설정하고 무선 랜만 활성화한 상태에서 오피스를 실행시키고 동영상을 연속 재생하는 내용의 PC마크 08에서 나온 배터리 수명은 3시간 3분이었다. 이때 남은 배터리는 16%를 가리켰고, 이것으로 계속 쓸 수 있는 시간은 48분이었다. 원래 배터리 수명이 길지 않은데다 2K 해상도가 배터리 수명을 줄어들게 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디스플레이 밝기를 50% 이하로 하고 키보드 백라이트 같은 기능 일부를 끄면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같은 테스트에서 LG 그램 15는 2시간 30분을 기록했다.

에이서 스위치 알파 12의 가장 큰 매력은 비슷한 하드웨어 사양의 서피스 프로 4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커버 키보드도 기본이다. 합치면 30만 원 정도 싸다. 현재 판매되는 투인원 PC 중 가격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셈이다. 생각보다 짧은 배터리 수명이 아쉽지만 웬만한 작업은 반나절 정도 충전 없이 버틸 수 있다. 커버 키보드가 붙였을 때 1.2kg가 넘는 무게도 살짝 아쉽다. 그런데도 제품 정체성은 확실하다. 에이서는 가장 최신 태블릿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정교히 파고들었다. 업무와 여가에 적합한 얇고 높은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이다.  



장점
- 가성대비 높은 성능(가성비)
- 165도 조절되는 킥 스탠드
- 팬리스 쿨링 시스템


단점
- 짧은 배터리 사용 시간
- 커버 키보드 연결 시 다소 무거워
- 불편한 트랙패드 조작성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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