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16에서 나온 하반기 PC 트렌드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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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 2016에서 나온 하반기 PC 트렌드 5가지
  • by 이상우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정보통신 박람회 ‘컴퓨텍스’가 5일간(5월 31일부터 6월 4일)의 여정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몇 년간 PC 시장 몰락과 함께 컴퓨텍스는 연륜만큼의 영광을 보여주지 못 했다. 기대감을 가질만한 새로운 소식은 적었고, 참관객 수도 매년 줄었다. CES, MWC, IFA 세계 3대 가전전시회처럼 사람들의 열광을 불러올 만한 제품이 전시되지 않은 탓이다. 그랬던 컴퓨텍스가 가상현실을 무기 삼아 과거 명성을 되찾는 첫발을 내디뎠다.




예년 컴퓨텍스에서 주요 글로벌 IT 기업의 기조 연설은 대만의 수많은 OEM 파트너와의 관계를 돈독히기 위한 목적이 컸다. 그들의 신제품을 소개하고 기존 자사 전략을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인텔은 새로운 프로세서 ‘브로드웰-E’를 발표했고, AMD는 새로운 플래그십 그래픽 카드를 공개하며 경쟁사를 압박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리적 현실과 가상현실 중간에 놓이는 ‘혼합현실(Mixed Reality)’를 주제로 지금 출시된 가상현실 헤드셋을 홀로그램 테두리에 포함할 것임을 논했다. 

PC와 모바일을 아우려는 에이수스 ‘젠’ 시리즈는 컴퓨텍스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았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컴퓨텍스로 되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대만과 중국 기업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윈텔’과 대만 IT 기업들의 관계는 ‘PC’ 시장에 국한되었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활동 영역을 넓혀 세계의 공장으로 다양한 장치의 제조 및 연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생존을 위해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며 동시에 PC와 연관된 기업들과의 관계에서도 주도적이다. 주요 키워드로 컴퓨텍스 2016을 되돌아본다.



1. 가상현실 품고 홀로렌즈 생태계 구축 나선 MS 

이번 컴퓨텍스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였다. 당연히 대만의 윈도우PC OEM 파트너들은 윈도우10 출시 1주년을 기념하는 ‘레드스톤(Redstone, RS1)’ 그러니까 7월 공개 예정의 ‘Anniversary Update’에 쏠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실제와 가상현실을 섞은 ’혼합현실(Mixed Reality)’ 개념에 가상현실 헤드셋을 포함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홀로렌즈 세계관 일부를 수정하며 가상현실 헤드셋을 끌어들인 가장 큰 이유는 윈도우 PC처럼 누구나 홀로렌즈 같은 증강현실 컴퓨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2020년 연간 8,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상현실 시장을 배제하기 보다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미다. 현실적인 선택이다. 윈도우 운영체제로 PC 시장을 제패했던 경험을 써먹겠다는 것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다. 무엇보다 전혀 다른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주변기기, 콘텐츠 등 호환성 해결이 시급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짜낸 아이디어는 홀로렌즈와 HTC 바이브 같은 가상현실 헤드셋을 사용하는 두 작업자가 공동의 작업물을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고 공유하는 발전된 혼합현실 플랫폼 ‘홀로그래픽(Windows Holographic)’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이 텅 빈 창고에서 신발가게 디자인을 하고 있다. 홀로렌즈를 쓰고 카메라를 이용해 방바닥과 벽을 자동 인식, 텅 빈 공간에 디지털 맵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가상으로 신발이나 선반 등을 홀로그램으로 채운다. HTC 바이브를 쓴 채 가상현실 게임을 하던 동료와도 가상 현실로 대화를 나눠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도 실시간으로 번역을 해서 표시해주는 건 물론이다. 이렇게 홀로그래픽은 현실과 홀로그램, 가상 공간을 오가며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인텔과 AMD, 퀄컴, HTC, 에이서, 에이수스, 델, HP, MSI 등 12개사가 홀로그래픽 플랫폼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 하드웨어 파트너를 대상으로 11월 열리는 ‘윈핵(WinHEC)’ 기간 중 홀로그래픽에 대한 자세한 소개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 에코 시스템 확대를 언급하며 PC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투인원 PC’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OEM 제조사들이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이런 분야에 대한 투자와 제품 개발을 진행해 전체적으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 7세대 코어 프로세서 노트북 가을 출시

인텔은 사물인터넷과 PC 혁신 그리고 5G 3가지 키워드를 언급하며 500억 대에 달하는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2020년 차세대 스마트 교통과 스마트 제조, 리테일 시장 등 다방면에 걸쳐 새로운 컴퓨팅 시장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서 인텔은 이를 위해 홈 게이트웨이를 위한 ‘인텔 AnyWAN GTX750’과 ‘엑스웨이 WAV500 와이파이 칩셋’을 선보였다. 가정에서 커넥티드 기기를 클라우드에 쾌적하게 연결되는 것부터 챙기겠다는 것. 그 연장선에서 대만 이동통신사 청화텔레콤과 공동으로 차량용 모듈을 이용해 3G 통신과 GPS, 와이파이를 결합, 실시간 영상을 스트리밍하거나 위치 추적 정보를 공유하고 하늘에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드론 시장을 위해 리얼센스 기술을 접목한 ‘인텔 에어로 플랫폼 포 UAV(Aero Platform for UAV)’ 등을 언급했다. 이동하며 생성되는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려면 빠른 네트워크는 필수다. 5G는 이동성을 위한 것이다. 인텔은 폭스콘과 공동으로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프로세서도 공개했다. ‘브로드웰(Broadwell)-E’는 단순히 3D 게임을 위한 것보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가상현실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데 초점을 맞췄다. 브로드웰-E 프로세서 ‘코어 i7 익스트림 에디션’은 인텔 데스크톱용 최초의 10 코어 제품으로 고화질/고해상도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AR) 콘텐츠 개발자들에게 최고의 성능을 제공한다. 하이퍼스레딩 기술이 적용돼 동시에 20개 스레드 처리가 가능하고 고성능 그래픽 카드와 PCIe 기반 SSD 확장을 위한 40개의 PCl-익스프레스 레인을 제공한다.
한편, 인텔은 올 하반기 PC 분야에서 예상되는 혁신을 언급하면서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카비 레이크(Kaby Lake))’ 출시 일정도 명확히 했다. 후반기 등장 예정이었던 ‘아폴로 레이크(Apollo Lake)’와 ‘카비 레이크(Kaby Lake)’ 양산이 이번 분기에 시작된다고 확인한 것이다. 8~9월쯤 따로 자리를 마련하고 7세대 코어 프로세서 정식 발표를 한 뒤 가을에 탑재 제품이 등장한다는 로드맵이다.




기조 연설에 나선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부문(CCG) 부사장 나빈 쉐노이는 대만이 PC 제조사의 근거지임을 상기하며 PC 에코 시스템(제조 업체)의 장점과 미래 전략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다. 하향세로 접어든지 오래인 PC 시장이지만, 투인원 PC는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이 지속될 만큼 소비자 구매 의욕이 높다고 강조하면서 투인원을 중심으로 시스템 디자인 확충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화웨이와 에이수스 등이 선보인 신제품을 소개했다. 게이밍 PC에서는 가상현실을 위한 PC 혁신으로 HP와 MSI가 선보인 백팩형 가상현실용 PC를 소개하고 현장 시연을 진행했다.



3. 이제는 가상현실 게이밍 PC




어느 부스를 가나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가상현실이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시장된 가상현실 열풍이 PC로 옮겨붙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조 연설에서 홀로렌즈 플랫폼에 가상현실 헤드셋을 포함시킨다는 발표 때문인지 에이수스, MSI, 기가바이트 등 주요 PC 제조사들은 부스 내 전용 체험 코너를 마련했다. PC 신제품에 가상현실을 적극 활용할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에이수스는 자사 게이밍 브랜드 'ROG 시리즈’에 오큘러스VR의 리프트를 접목한 가상현실 체험 코너를 설치하고 슈팅 게임 등 몸 전체를 움직여 플레이하는 공간 2곳과 앉아서 액션 게임 전용 컨트롤러로 즐기는 공간 3곳의 체험 공감이 제공됐다. 가상현실 전용 시스템 사양은 굉장하다. 6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 16GB 메모리, M.2 PCIe 타입의 M.2 SSD 구성이다. 또 다른 메인보드 제조사 에즈락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부스 한 쪽에 가상현실 체험 코너를 마련하고 자사 메인보드 ‘Z97-MB’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으로 구성된 게이밍 베어본 ‘M8’ 시리즈에서 HTC 바이브를 연결해 슈팅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쿨러마스터는 좀 더 적극적이다. 부스 중앙에 하늘에서 고공낙하하는 경험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설치한 것. 일본 게임사 남코가 지난 4월 오픈한 가상현실 오락실 ‘VR 존 프로젝트 아이캔’과 동일한 실제로 몸에 낙하산를 거치하고 보고, 듣고, 느끼며 상호작용하는 설계로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MSI는 백팩형 가상현실 전용 PC와 함께 지포스 GTX 1080을 탑재한 데스크톱 게이밍 PC 여러 대를 준비하고 4~5명이 동시에 가상현실을 체험하도록 부스를 꾸몄다. 게임뿐만 아니라 미래 도시의 하늘을 떠다니며 이동하는 영상 등 가상현실 경험을 극대화했다.

참고 링크 : 컴퓨텍스에서 선보인 놀라운 VR기기 베스트 5



4. 몸값 낮춘 가상현실 최적화 그래픽 카드

가상현실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상현실 환경을 갖추기 위한 필요한 구축비용이다. AMD는 컴퓨텍스 기간에 폴라리스 아키텍처를 채택한 그래픽 카드 ‘레이디언RX 480’을 공개하며 가상현실 시스템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레이디언 RX 480 4GB 제품은 199달러의 가격에 프리미엄급 가상현실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그래픽 카드 중 가장 높은 가성비를 제공하는 가상현실 대응 그래픽 카드로 경쟁사 그래픽 카드의 절반 값이다. 그리고 2개를 묶는 크로스파이어 시스템도 지원한다.




AMD는 “가상현실 시스템 구축을 원하는 사용자 68%가 높은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오큘러스 창업자 ’팔머 러키(Palmer Luckey)’의 말을 인용하며 결국 모든 사용자가 가상현실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래픽 카드 비용을 낮춰야 하며 그 해결책이 바로 레이디언RX 480이라고 강조했다. 14nm FinFET 공정 덕분에 전력 효율성이 개선되었고, 다이렉트X 12와 벌칸(Vulkan) 같은 API에 최적화되어 최근 발표된 FPS 게임 ’배틀필드1’ 같은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필요한 게임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 제품인 엔디비아 지포스 GTX 1080이 699달러에 출시된 것을 보면 크로스파이어 시스템을 구축하고서도 200달러나 저렴하다. 레이디언RX 480 그래픽 카드는 6월 29일 출시될 예정이다.



5. 초슬림 노트북용 저장 장치, MVMe SSD

컴퓨텍스 2016의 마지막 키워드는 노트북의 초슬림·초경량화 바람이 불면서 NVMe 방식 SSD가 곧 대중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작고 가벼운 것은 물론 SATA 인터페이스 SSD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나 차세대 저장 장치로 주목되고 있어서다. 마이크론은 NVMe SSD 신제품 ‘발리스틱스 TX3’을 공개했고, 일본 ADATA와 OCZ, 플렉스터는 도시바 15나노 낸드 플래시를 채택한 같은 방식의 신제품을 각각 발표했다.
마이크론 발리스틱스 X3는 32층 적층형 형태의 낸드 메모리 어레이 최하층에 CMOS를 배치함으로써 전체 크기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것으로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반 낸드 플래시 메모리보다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한다. 실리콘 모션 컨트롤러 ‘SM2260’를 채택해 순차 읽기 속도는 최대 2,400MB/sec이고 쓰기는 최대 1,000MB/sec에 이른다. 4K 랜덤 액세스 속도도 읽기와 쓰기 모두 140,000 IOPS를 달성해 쾌적한 게임 환경을 원하는 고성능 게이머에게 알맞다. 발열과 정전기 보호 기능도 갖췄다. 용량은 250GB, 550GB, 1TB 3가지다.




ADATA는 7월 말 출시 예정의 ‘XPG SX8000NP’를 전시했다. 마이크론 3D MLC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채택한 NVMe M.2 SSD다. 컨트롤러는 실리콘 모션의 SM2260이며, 액세스 속도는 순차 읽기가 최대 2,000MB/sec, 순차 쓰기는 최대 800MB/sec이다. 마이크로 발리스틱스 TX3에 밀린다. 용량은 최대 2TB이고 게이밍 PC 타깃으로 M.2 타입과 U.2 타입 2가지 모델로 나온다.




부스에서는 이 두 타입 모두 데모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크리스털 디스크마크 결과를 보면 M.2 타입은 순차 읽기가 2,373MB/sec, 순차 쓰기는 515MB/sec이고 U.2 타입은 순차 읽기가 1,939MB/sec, 순차 쓰기가 799.1MB/sec를 기록했다. NVMe SSD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초고속 PCI 익스프레스 기반으로 연결해 기존 HDD에 최적화돼 설계된 SATA 인터페이스의 한계를 넘어 SSD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SATA 인터페이스보다 6배 이상 빠른 성능을 자랑한다. 가상현실 대응 컴퓨터 등 초고속 처리가 요구되는 PC, 얇고 가벼운 초슬림 노트북 중심으로 빠르게 세력이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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