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기업용 2in1 '엘리트 x2'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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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기업용 2in1 '엘리트 x2' 발표
  • by 최호섭
HP가 오랜만에 새로운 PC, ‘엘리트 x2’를 발표했다. 본체와 키보드를 분리해서 태블릿처럼 쓸 수 있는 이른바 ‘2in1’ 컴퓨터다. 터치스크린, 태블릿, 저전력 등 모바일에 대한 수요에 기업용 PC라는 특성을 접목한 제품이다. 기업들이 업무에 2in1 PC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컴퓨터 자체는 새로울 게 없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들어갔고, v프로 기술로 보안을 비롯해 기업용 시스템 관리가 수월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이건 일반 소비자들이 고민할 부분은 아니다.


 

기업용 PC 시장에도 2in1 바람 부나


눈여겨 볼 것은 폼팩터, 그러니까 이 PC의 형태다. 지난 2013년 윈도우8이 나오면서 윈도우 컴퓨터는 터치스크린을 끌어안게 됐다.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이 터치스크린은 컴퓨터 업계에 가장 중요한 미션이 됐다. 그리고 업계는 무려 8가지 모양의 PC를 내놓는다. 하지만 지금 기억나는 디자인은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접었다 펴는 전통적인 형태의 노트북을 원한다. 태블릿처럼 접어서 쓰는 것보다 마우스, 터치패드를 보완하는 형태의 터치스크린이 더해지는 것이다. 사실 아직까지는 그게 가장 안정적으로 느껴지긴 한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가 더 살아 남았다. 바로 분리형 PC다. 요즘은 세계적으로 아예 ‘2in1’이라고 분류한다. 키보드를 떼어내면 태블릿처럼 쓰는 디자인이다. 결국 가장 이상적인 터치스크린 PC가 살아남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피스다. 처음 서피스가 나올 때, 업계는 MS의 PC시장 진출을 경계했고, 때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 폼팩터는 또 하나의 휴대용 컴퓨터의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심지어 서피스4는 아직도 물량 부족을 겪고 있다.
 
그리고 인텔이 6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형태의 PC를 고민하던 PC 제조업계는 딱 두 가지 형태의 컴퓨터를 적극적으로 들이밀었다. 지난해 11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렸던 6세대 코어 프로세서 발표회에서 HP를 비롯해 레노버, 에이수스, 델 등의 쟁쟁한 제조사들이 꺼내 놓은 제품은 결국 ‘맥북 에어’같은 클램쉘, ‘서피스’같은 2in1이었다.
 
 

HP가 만든 서피스?

 
당연히 엘리트 x2를 처음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도 서피스일 수밖에 없다. 탓하려는 것은 아니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MS 역시 PC 시장을 직접 잡아 먹겠다는 게 아니었다. 업계가 이런 형태의 컴퓨터를 만들기를 기대하는 일종의 ‘제안’ 성격이 서피스의 중요한 탄생 목적 중 하나다.
 
엘리트 x2도 그 연장선 중 하나다. 사실 HP는 엘리트 x2외에도 파빌리온 x2로 비슷한 형태의 컴퓨터를 내놓은 바 있다. 이 디자인 자체가 특별히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언뜻 보면 비슷할 수밖에 없다. 단순한 유행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제 기업용 PC도 태블릿, 그리고 터치스크린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엘리트 x2는 고성능 제품은 아니다. 저전력 프로세서인 코어m 시리즈 칩이 들어간다. 서피스 프로4에 코어 i3~7 프로세서가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대신 두께 8.1mm, 무게는 840g으로 가볍다. 알루미늄 합금으로 가벼우면서도 강도를 높였다. 코어m을 쓴 대부분의 PC가 그렇듯 이 제품 역시 냉각팬이 없다.
 
서피스와 자꾸 비교하게 되지만 특징은 명확하다. ‘엘리트’ 라인은 HP의 기업용 고급 제품군이다. 스마트카드로 개인을 식별하고 바이오스 해킹도 막는다. 또한 v프로는 기업에서 시스템의 보안과 유지보수를 하드웨어 칩셋단에서 관리해준다. 기업용 제품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개인이 쓰는 데에도 문제는 없다. 터치펜은 와콤 디지타이저 기술이 들어간다. 배터리를 쓰긴 하지만 매끄럽고 반응성도 좋은 편이었다.
 
눈에 띄는 건 무선 도킹시스템이다. 엘리트 x2는  와이기그(WiGig)를 쓴다. 무선랜에 쓰는 와이파이와 슷한데 근거리에서 빠른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인터넷보다는 기기간 연결이 핵심이다. 최대 7Gbps의 속도로 무선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러니까 USB3.0이 5Gbps를 전송할 수 있고, 빠른 외부 통신 포트로 꼽히는 썬더볼트가 1세대는 10Gbps, 2세대는 20Gbs로 통신한다. 무선으로 7Gbps면 주변 기기를 연결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무선 도킹 시스템은 모니터에 화면을 뿌리는 HDMI 포트와 USB 포트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응답속도도 빨라서 마우스 커서가 밀려서 움직이거나 하지도 않는다. 휴대성을 높이고 두께에 제한이 있는 2in1이기에 무선으로 주변 기기를 연결하는 게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HP가 기업용 제품에 고성능보다 저전력에 중심을 둔 제품을 내놨다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물론 HP는 모바일 워크스테이션도 갖고 있다. 원래 엘리트북을 비롯한 기업용 제품에 기대하던 것은 성능이 우선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엘리트 x2가 저가 제품도 아니다. 아직 가격이 정식으로 책정되진 않았지만 고급 라인업에 들어가는 제품이다. 성능을 조금 내려 놓더라도 배터리를 오래 쓰고 터치 스크린이 필요한, 그리고 높은 보안이 필요한 시장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손가락으로 만지고 펜으로 쓰는 컴퓨터가 느리지만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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