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아이폰 유저들을 멘붕에 빠트린 5가지 기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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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아이폰 유저들을 멘붕에 빠트린 5가지 기능들
  • by 이주형

2007년에 출시된 1세대 아이폰.


지난 달에 출시한 아이폰 6s는 9세대다. 즉, 첫 아이폰이 출시된 지 8년이 흘렀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빨리 잊는다. 그래서 아이폰도 처음부터 완벽했다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8년의 시간동안 아이폰과 아이폰을 구동하는 운영체제인 iOS는 숱한 변화를 겪었다.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iOS의 기능들이 첫 아이폰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중 몇 가지를 엄선해봤다.


 

1. 앱 스토어




놀랍게도 앱 스토어는 초창기 아이폰에 존재하지 않았다. 믿기 힘들다고? 아니다. 정말 없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스티브 잡스 때문이다. 잡스는 애플에서 설계한 아이폰 운영체제(이 때는 아이폰OS라는 이름이었다.)이 써드파티 앱에 의해 더렵혀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잡스같은 완벽주의자는 이런 상황을 용납하기 힘들었다. 대신 웹 앱이라고 불리우는 사파리 웹 브라우저를 통해 구현하는 쪽을 선호했다. (요즘은 모바일 웹이라고 부르는 그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웹 앱이 특히 당시에 뒤떨어진 HTML 기술로는 폰에 설치된 앱만큼의 성능이나 기능을 뽑아줄 리 없었고, 다른 경영진은 스티브 잡스를 꾸준하게 설득했다. 마지못해 스티브 잡스는 써드 파티에게 앱 제작을 개방했다. 대신 개발자들이 앱을 제출하면 애플이 직접 검수하고 승인한 앱만 사용자에게 배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그것이 바로 앱 스토어였다. 결국 애플은 첫 아이폰 발매 9개월만인 2008년 3월에 개발자들에게 아이폰용 앱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인 '소프트웨어 개발 킷(Software Development Kit: SDK)'을 배포했고, 앱 스토어는 4개월 후에 나온 iOS 2부터 탑재됐다.


 

2. 복사/붙여넣기



텍스트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뜨는 iOS 3의 복사/붙여넣기 버블은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다.

컴퓨터에서는 Ctrl-C/Ctrl-V로 유명한 복사/붙여넣기. 이 기능이 첫 아이폰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면 복사를 어떻게 하냐고? 간단하다. 일일이 다시 적어야 했다. 다 옮겨적는 건 컴퓨터에서도 굉장히 귀찮은데, 이걸 더 작은 화면에서 하려니 정말 힘들었다. 결국 복사/붙여넣기는 2년 뒤인 2009년 iOS 3에 추가되었다. 당시에 스티브 잡스도 기능을 발표하면서 "일찍 추가했어야 했는데 늦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애플은 모바일 환경에서 복사/붙여넣기의 UX를 확립한 곳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당시 텍스트를 선택하면 자르기와 복사 메뉴가 버블로 뜨게 만든 건 iOS가 최초였다. 아이폰 6s에서는 3D 터치를 활용해 트랙패드를 살짝 누르면 텍스트 커서를 이동하고, 더 깊게 누르면 자동으로 텍스트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새로 생겼다.


 

3. 알림 센터




알림이 오는 게 짜증나던 시절이 있었다.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 시청시 알림이 오면 모두 일시정지시키고 화면 한 가운데에 알림이 떡하니 떴기 때문이다. 특히 더이상 좋아하지도 않는 전 애인이 보낸 메시지가 그렇게 대문짝만하게 뜨면 당연히 짜증이 나지 않겠는가? 그리고 게임을 하다가 뜬 팝업이 짜증나서 무심결에 알림을 없애면 다시 알림을 확인할 수 있는 곳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 앱에서 알림이 왔는 지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애플은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알림 센터를 2011년 iOS 5에 탑재했다. 다양한 알림들을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거기에 날씨와 주가 정보도 넣을 수 있게 됐다. 알림을 표시하는 방식도 개선돼 위에서 살짝 배너가 내려오는 방식으로 알림을 무시하고 게임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줬다. 이 해결책은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폰을 참고한 부분이 많아 공개 직후에 소소한 키보드 전투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의 알림 센터는 알림 뿐만 아니라 써드파티 앱의 위젯도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발전했다.


 

4. 동영상 촬영




첫 아이폰은 200만 화소짜리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다. 간단한 사진 촬영은 가능했지만, 동영상 촬영은 불가능했다. 당시에는 자동초점도 빠져 있었기에 아직 만족스러운 동영상 촬영은 힘들다고 판단했던 거 같다. 결국 카메라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쓰기 시작한 2009년의 아이폰 3GS에서 처음으로 VGA(640x480) 해상도의 동영상 촬영 기능이 들어갔다. 그 이후로 꾸준히 진화해 올해 나온 6s에는 처음으로 4K 영상 촬영이 가능해졌다.


 

5. 멀티태스킹



"실수로 잘못 죽이면 아주 망하는 거예요!"

한 때 애플은 한 번에 여러 앱을 돌릴 수 있는 멀티태스킹이 모바일 환경에서는 큰 적이라고 여겼던 때가 있었다. iOS가 OS X에 기반한 운영체제였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멀티태스킹은 가능했지만, 애플은 성능과 배터리 소모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 빼버렸다. 위와 같이 윈도우 모바일의 작업 관리자를 신랄하게 까고 나서 멀티태스킹을 피하겠다고 도입한 것이 지금도 남아있는 ‘푸시 알림(Push Notifications)’이었다.
결국 2010년, iOS 4에 이르러 애플은 멀티태스킹을 도입했다. 완전한 멀티태스킹은 아니었고, 오디오 서비스나 위치 서비스 활용 등 필요한 작업에 한해 시스템이 제한적으로 멀티태스킹을 허용해주는 구조였다. 거기에 다른 앱들은 앱을 일시 정지한 다음 그 상태를 저장할 수 있게 해줬다. 2013년 iOS 7에 이르러서는 멀티태스킹의 기능이 더 확대돼서 백그라운드에서 앱이 시스템에 요청해 정보를 받아올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One More Thing: 한글 키보드



당시에는 저 키보드를 처음 본 순간 감동 그 자체였다.

물론 아이폰은 3세대인 3GS까지 한국에서 판매되지 않았다. 다만 아이팟 터치는 1세대부터 꾸준히 판매됐다. 그런데 아이폰의 대체제로 즐겨보려고 아이팟 터치를 구매해서 키보드를 연 순간 사용자들은 극강의 멘붕에 빠져야 했다. 바로 한글 키보드가 없었던 것이다. 웃기게도 한글 UI는 지원했지만 이상한 이유로 키보드가 빠져 사용자들은 아이폰을 탈옥해서 한글 키보드를 설치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탈옥 없이 써드파티 키보드를 설치하는 것은 iOS 8에 와서야 가능해졌다) 애플은 iOS 2에서 한글 키보드를 추가했다. 당시 아이폰의 한국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미리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된다고, 2010년에는 아이패드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 아이패드를 직구한 사용자들은 영어 키보드로 친 글을 한글로 바꿔주는 앱으로 한글을 어떻게든 입력했다. (이것도 iOS 3에 애플이 복사/붙여넣기를 지원하게 되면서 가능해졌다) 아이패드에 한글 키보드가 추가된 것은 그 해 11월 한국에 아이패드가 출시되면서였다.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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