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7 씽큐, 한 달간의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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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7 씽큐, 한 달간의 사용기
  • by 김정철
LG의 G시리즈가 7번째 제품을 출시한지 한 달이 지났다. 더기어는 이미 핸즈온 리뷰를 진행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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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7 씽큐의 스펙은 흠잡을 곳이 없다. 퀄컴 스냅드래곤 845와 선명한 6.1인치 QHD+화면, 강화된 카메라, 인공지능, 'LG'다움이 느껴지는 붐박스 스피커, 그리고 인공지능까지. 하지만 이런 요소가 실제 사용시에는 얼마나 유용할까? 한 달간 LG G7 씽큐를 쓰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봤다.

 

디자인


G시리즈는 디자인이 계속 변했다. 일체형 배터리였다가 착탈식으로 변했고, 다시 일체형으로 회귀했다. 소재도 계속 변했고 디자인 언어도 갈팡질팡했다. 하지만 G6에서 어느 정도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보였고, V30에서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G7 씽큐는 V30의 디자인 언어가 그대로 이어졌다. 금속의 아름다움을 잘 살렸고 얇고 가볍다.


손에 쥐는 느낌은 더 좋아졌다. 나는 5.7인치 LG G6의 그립을 상당히 좋아했다. G6의 가로 사이즈는 71.9mm였다. 그러나 LG는 6인치 V30을 만들며 75.4mm로 가로 사이즈를 다소 늘렸다. G7 씽큐는 다시 G6의 크기인 71.9mm로 회귀했다. 대신 길이를 V30 수준까지 늘렸다. 즉, G6의 가로 사이즈와 V30의 세로 사이즈를 적절히 섞었다. 무게는 5.7인치 G6보다 1g 가벼운 162g이다. 결과적으로 G6와 큰 차이 없는 무게, 그립을 유지하면서 디스플레이를 0.4인치 확장했다. 갤럭시노트보다 30g 가볍고, 아이폰X에 비해서 10g 정도 가볍다. 숫자상으로는 작은 차이지만 바지 안에 넣었을 때는 체감되는 차이가 꽤 된다.  

내구성은 한 달 정도 사용으로도 확실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사용하며 두 번 정도 떨어뜨렸지만 천원짜리 젤리케이스만으로도 아무런 파손이 없었다. LG 스마트폰은 항상 미국 국방부 군사 표준규격을 통과하는데 G7 씽큐도 밀스펙을 통과했다. 군필자가 많은 LG 경영진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밀스펙은 LG 스마트폰의 상징과도 같다. G7 씽큐는 이번에 0.6T 코닝 고릴라 글래스5 를 채택해서 좀 더 내구성을 강화했다고 한다.


G7 씽큐는 노치디자인 덕분에 언뜻 봐서는 아이폰X를 연상시키는데 세로 사이즈가 좀 더 길다. 개인적으로는 작은 크기의 스마트폰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이폰X의 그립이 더 맘에 들지만 0.3인치 화면이 더 크니 일장일단이 있다. 물론 그냥 노치 디자인을 적용시킬 LG는 아니다. LG답게 잔재주를 부려 노치 부분의 색상을 바꾸거나 모서리 모양을 선택하는 '뉴세컨드 스크린'을 지원한다. 디테일한 옵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디자인에 관한 옵션이기 때문에 맘에 든다.  

 

디스플레이


V30에서 OLED 디스플레이를 썼던 LG가 이번에는 다시 LCD로 귀환했다. 6.1인치 QHD+(3120x1440) 디스플레이는 G7 씽큐가 경쟁 스마트폰과 함께 놓을 때, 가장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한 눈에 봐도 색상이 풍부하고 밝으며 선명하게 느껴진다.  V30보다도 훨씬 가독성이 좋다. 사실 G7 씽큐 출시 초기에는 M+LCD가 아니라는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M+LCD 규격 자체는 3개의 서브픽셀을 배치하는 여부가 아니라 화이트 픽셀을 추가해 밝기를 높이는 기술적 정의다. 따라서 2개의 서브픽셀을 배치하건, 3개를 배치하건 중요한 게 아니다. 실제 사용시에는 이런 M+LCD 논란은 이내 잊혀졌다. 원색은 화려하고 백색 화소 덕분에 밝기도 개선됐다.

'밝기 부스트'기능은 대낮에 아주 유용하다. 직전 모델에 비해 화면 밝기가 두 배 이상 밝아지며 1000니트까지 화면이 밝아진다. 밝기가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LG 스마트폰의 단점을 제대로 고쳤다.

 

카메라


카메라는 세부적으로 개선됐다. G6의 카메라가 결과물이 좋았지만 V30에서는 살짝 퇴보했는데, G7 씽큐는 디테일한 부분을 다듬었다. 16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로 F1.6의 밝은 렌즈를 탑재했다. (광각은 F1.9) 기존 모델에 비해 렌즈가 더 밝아져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을 더 줄였다. 광각 비율은 107도로 좀 더 줄었다. 기존 G시리즈가 과도한 광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왜곡이 줄어들어 아주 보기 좋아졌다.
카메라 기능은 훨씬 더 유용해졌다. LG의 전매특허인 '전문가모드'는 그대로 이어졌지만 여기에 Q렌즈, 아웃포커스, AI 카메라 기능이 추가됐다.

아웃포커스 모드는 소프트웨어상에서 배경흐림 효과를 지원한다. 광학식 배경흐림 효과에 가까운 아이폰이나 갤럭시에 비해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G7 씽큐는 이미 찍은 사진의 아웃포커싱 정도를 추후에 조정이 가능하다. 소프트웨어식의 아웃포커싱 효과에서 생기는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었다. 이런 기획은 칭찬할 만 하다. 여기에 다른 스마트폰은 없는 광각 모드를 제공하니 옵션은 오히려 풍부한 셈이다.


[아웃포커스의 배경 흐림 정도는 사진을 찍은 후에도 조절이 가능하다.]


위 사진들은 아웃포커스 모드로 찍은 사진이다. 소프트웨어로 구현되지만 경계선 인식은 우수한 편이다. 또, 앞서 말했듯이 사진을 찍은 후에 아웃포커스 효과를 강하게 하거나 아예 없앨 수도 있으니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조절할 수 있어 최선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다음은 AI카메라다. AI카메라는 피사체를 인식해 최적의 밝기, 색상 등을 찾아주는 옵션이다. 카메라에 비춰지는 사물을 인식해서 자동으로 최적의 촬영모드를 적용하기 때문에 무척 편리하다. 특히 하늘 사진이나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필수로 사용하게 됐다. 자동 모드나 전문가 모드로 찍는 것보다 훨씬 더 의도한 사진이 찍히기 때문이다.


[AI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클로즈업', '장난감' 이라고 카메라가 인식한다.]


[왼쪽은 일반모드, 오른쪽은 AI카메라로 찍은 사진. 하늘의 색감 차이가 크다.]


[왼쪽은 일반모드, 오른쪽은 AI 카메라]


AI카메라가 특히 유용한 것은 도대체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다. 위 사진처럼 불꽃놀이 사진을 찍을 때는 노출을 인위적으로 줄이고, 셔터스피드도 적절히 맞춰야 하는데 일반 카메라로는 대부분 흔들린 사진이 나오거나 너무 밝게 찍혀 제대로 불꽃을 남기기 힘들다. AI카메라로 비추면 '불꽃놀이'로 인식하고 불꽃놀이에 맞게 자동으로 촬영옵션을 조정한다. G7 씽큐를 사용한 한 달 후에는 대부분의 사진을 AI카메라로 찍고 있다. 

그 밖에 카메라 기능을 활용하는 구글 렌즈도 재미있다. 구글 렌즈는 구글 검색 등과 연동하며 이미지를 검색하는 옵션이다. 단순히 비슷한 이미지만 찾아 주는 게 아니라 검색을 해주고 쇼핑몰 등과도 연계되기 때문에 사용자에 따라서는 유용할 수도 있다. 원하는 옷을 찍으면 비슷한 옷을 파는 해외 쇼핑몰로 연결되어 해외직구도 가능하다.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도 유용하다. 어두운 것에서 4배 밝게 촬영되는 기능인데 G7 씽큐가 직접 판단하여 어두울 때는 자동 실행된다. 보통 어두운 곳에서는 제대로 된 색감을 느끼기 힘든데,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는 인간의 눈보다 더 정확하게 원래 색감을 찍어낸다. 어두운 곳에서 고감도를 높이고 노출을 인위적으로 높이느라 고생할 필요 없어졌기 때문에 정말 편하다.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는 주변이 어두우면 자동으로 실행되며 끌 수도 있다.]

위 사진처럼 먼 조명밖에 없어 주변이 거의 보이지 않으면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 모드가 켜져 아래 사진처럼 찍을 수 있다. 


역광의 상황에서도 전면에 있는 사물의 색상을 정확히 구현한다.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 옵션이다.
아래는 G7 씽큐로 찍은 예제 사진들로 대부분 AI카메라 모드로 찍었다. 



배터리

제품의 무게가 가볍다는 것은 배터리 용량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존 V30의 배터리는 정말 오래갔다. V30 리뷰에서도 가장 맘에 드는 것이 배터리였다. G7 씽큐는 배터리가 좀 더 빨리 닳는다. 전기를 좀 더 먹는 LCD 디스플레이로 바뀌었고 배터리 용량도 3,300mAh에서 3,000mAh로 10% 줄었다. 퀄컴 드래곤 845가 배터리 소비를 줄였다고 하지만 체감상 10% 이상의 차이가 느껴진다.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연속 시청하는 테스트에서 G7 씽큐는 약 7시간 30분 정도 영화감상이 가능했다. (50% 밝기, 풀HD기준, 와이파이 연결) 이 정도면 약간 부족하게 느껴진다. 같은 테스트에서 V30은 10시간 이상 갔다.



AI

LG G7 씽큐는 그 이름에서 느껴지듯 인공지능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인공지능은 의식하지 않으면 호출할 일이 잘 없다. 그래서 G7 씽큐는 소중한 물리버튼 하나에 인공지능 호출 기능을 달았다. 이 버튼을 누르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실행되므로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더 구글 어시스턴트를 실행하는 일이 잦았다. 물론 잘못 눌렀기 때문이다.


사실 일상 생활에서 인공지능을 호출할 일은 많지 않다. 음성 명령 자체가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실행하는 게 어색하기 때문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로 할 수 있는 명령도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블루투스 이어폰의 볼륨을 높이거나 줄이는 것은 수행하지만 다음 곡으로 넘기는 것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면 그 기능 자체를 안 쓰게 된다. 모든 기능을 지원하지 못하면 사용자가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기능만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선별적 기능을 기억하는 대신에 이 기능은 불완전하다고만 기억하게 된다. LG로서는 AI 버튼을 넣는 게 과감한 선택이었겠지만 나는 이 버튼을 차라리 카메라 호출 버튼이나 다른 기능 버튼으로 커스텀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면 더 좋겠다. 아니면 지문인식 홈버튼에 통합해도 나쁘지 않았을 거다. 아직 쓰임새가 많지 않은 버튼을 독립해 놓은 것은 욕심으로 보인다.

Q보이스와 구글어시스턴트, 구글렌즈, Q렌즈 등의 비슷한 AI가 중첩되어 사용되는 것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좀 복잡하다. 내가 어떤 것을 실행했는지 맞게 실행되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가끔 있다.


의외로 유용했던 것은 '상황인지'다. 이어폰을 연결할 때 자동으로 실행되는 앱을 설정해 놓거나 집, 회사를 들어가고 나갈 때 와이파이를 끄고 블루투스를 켜는 등의 자동실행은 매우 편리하다. 이 기능은 항상 실행하고 편리하게 사용하게 됐다. 다른 스마트폰에는 이렇게 디테일한 설정이 불가능하기에 다른 스마트폰을 쓰면 무척 불편을 느낄 거다.

 

사운드 그리고 붐박스


LG 스마트폰에서 과소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오히려 사운드다. G3 시절부터 사운드에 크게 신경을 쓰다 보니 어느덧 경지에 이르러 더 이상 개선할 부분이 없을 정도다. 쿼드 DAC를 지원해서 노이즈가 적고 최상위 음원포맷인 DSD 재생도 가능하다. 고음질 스트리밍을 지원하고 G7 씽큐는 무려 7.1채널 사운드를 지원하는 DTS-X기술까지 지원한다. LG스마트폰의 엄청난 물량공세 때문에 100만원이 넘는 아스텔앤컨 같은 전문 뮤직 플레이어들은 괴멸 직전까지 몰렸다. 그냥 뮤직 플레이어로만 사도 100만원을 줘야 할 정도의 화려한 옵션이다.

G7 씽큐 역시 전문 뮤직플레이어의 필요성을 없애 버린다. 고급 이어폰, 헤드폰을 장착하면 수백 만원에 이르는 전문 플레이어와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높은 음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좋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잘 구입하지 않는다. 그래서 LG의 스마트폰들은 좋은 옵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운드 면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일반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쪽을 강화했다. 붐박스 스피커다. 베이스 부분을 크게 강화해서 탁자나 상자 등에 놓으면 그 진동이 소리를 증폭시킨다. 일반 스마트폰의 10배 이상의 소리를 낸다고 하는데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5W급의 스피커 소리 정도는 난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사운드 질이다. 단순히 소리를 증폭시키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훌륭한 음질을 들려줬다. 블루투스 스피커 대신 사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지만 허접하고 저렴한 스피커를 살 바에는 그냥 붐박스 기능을 이용하는 게 좋을 정도다. 특히 책상이나 금속, 종이 박스 등 어디에 올려 놓는지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가장 좋은 소리를 찾아 이곳저곳 헤매는 것도 재미있던 경험이었다.  

 

결론


G7 씽큐는 LG가 G6와 V30의 장점만을 모아 만든 폰이다. 두 폰의 장점이 그대로 이어졌으며 여기에 디스플레이, 카메라는 개선됐고 붐박스 스피커와 인공지능이 추가됐다. 한 달간 사용하면서 카메라, 붐박스, 상황인지 등에 대한 만족도가 컸고 AI 버튼은 계속 의도치 않게 실행됐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을 제외하고는 딱히 단점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찾기 힘들었다. 사실 V30 이후로 LG 스마트폰의 단점을 찾는 일은 정말 어려워졌다. 엄청난 혁신은 없지만 사용자의 동선에 따라 자연스레 스트리밍 되는 경험들이 늘어났다. 예전 LG 스마트폰은 설정해줄 것이 잔뜩 있었지만 이제 설정은 점점 줄어들고 조금씩 알아서 하기 시작했다. 전문가 모드보다 더 멋진 사진을 AI카메라가 찍어대고 좋은 이어폰을 찾을 필요 없이 책상 위에 올려 놓기만 해도 괜찮은 음악을 들려준다. 내 동선을 기억해 알아서 무선네트워크 설정을 하고 앱을 실행시킨다. 이런 디테일한 경험들은 AI버튼보다 더 유용하고 실생활에서는 도움이 됐다.

LG G7 씽큐는 인공지능을 전면에 내세운 폰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거창하게 실행되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이미 큰 효과가 없음이 판명났다. 그것보다는 'AI카메라'나 '상황인지' 기능처럼 기능 안에 녹아 들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때 위력을 발휘하리라 본다. LG는 지난 한 달간 인공지능 카메라의 사물인식을 업그레이드하고 지속적으로 인공지능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앞으로의 업데이트 방향이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닌 빼는 쪽으로의 업데이트가 되길 빌어본다.

 

장점
- 화사하고 밝은 디스플레이
- AI 카메라, 슈퍼브라이트 카메라
- 붐박스 기능
- 완벽한 만듦새

 

단점
- 배터리
- 제한적인 AI
- 중첩된 AI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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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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