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아스파이어 V 니트로 블랙에디션 리뷰, "눈으로 게임 컨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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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 아스파이어 V 니트로 블랙에디션 리뷰, "눈으로 게임 컨트롤"
  • by 이상우
게이밍 노트북은 정말 많다. 그러나 특색 있는 게이밍 노트북은 손에 꼽을 정도다. 기존 디자인을 고수하며 7세대 인텔 프로세서, 지포스 1050 등의 새로운 요소만 추가하는 소극적 변화에 안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에이서 아스파이어 V 니트로 블랙에디션은 눈동자 추적(아이트래킹) 기능을 실제 제품화한 노트북이다.



디자인


아스파이어 V 니트로 블랙에디션의 첫인상은 '이게 게이밍 노트북이군'이라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로 엄청난 몸체를 자랑한다. 제원상의 두께는 27.62mm로 상당히 두꺼우며, 따라서 손에 쥐었을 때 휴대의 즐거움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3.2kg의 무게와 단단한 알루미늄 바디는 총알도 막을 것 같다. 튼튼하고 견고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은 만족할 디자인이다.



재질은 알루미늄 바디를 채택해 매끈한 표면을 느낄 수 있었다. 단단한 내구성도 가늠할 수 있었다. 화면을 열어 보니 숫자 키패드가 포함된 큼지막한 키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자판은 키가 독립적으로 배열돼 오타를 줄이도록 설계된 치클릿 방식이다. 



또 게이밍 노트북 필수 요소인 붉은색 백라이트가 탑재됐고, 핫키를 이용하면 켜고 끌 수 있다. 오목하게 팬 키탑은 누르는 맛이 있고 땀이 차지 않는 헤어라인 디자인의 팜레스트도 인상적이다.



제품 크기에 비해 조금 작은 멀티 제스처 터치패드는 그러나 사용 중 무의식적으로 아무 곳을 짚어도 인식이 되는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터치패드 왼쪽 상단의 윈도우 헬로를 지원하는 지문 센서는 '깔끔하고 빠른' 윈도우 로그인이 된다. 지문 센서가 없는 노트북은 구식의 비밀번호와 PIN을 이용해야만 한다.



이 제품의 배기구는 옆면이나 밑이 아닌 뒷면에 있다. 무릎 위에 두고 쓸 수 있다. 양 측면에 배치되는 CPU, GPU의 열을 식히는 듀얼 냉각 팬을 연결하는 히트파이프 구성의 냉각 시스템은 하드웨어 가속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과부하가 되면 팬 속도 조절을 통한 가능한 한 많은 공기가 흐르도록 제어하기 때문이다. 게임 중 바닥 면을 만졌을 때 전원 커넥터 아래로는 미지근한 정도였다.



하드웨어

 


IPS 패널의 17.3인치 화면은 실내에서 충분히 밝고 게임 중 몰입감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다. GPU가 화면을 그리는 재생률과 모니터에 실제로 화면이 표시되는 속도를 같게 동기화하는 엔비디아 지싱크 기술이 빠졌다. 그래픽 성능에 대한 요구 사항이 높지 않은 기존 게임들은 괜찮다. 그렇지만 몇몇 게임은 질감과 음영 품질, 안티 에일리어싱, 해상도 등을 최대로 높이면 매끈한 게임 화면의 유지가 힘들다. 더 선명한 고품질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조금 아쉽다.



다른 중요한 하드웨어도 게이밍 노트북 업계에서 자랑할 높은 수준이 아니다. CPU는 4코어 8스레드의 7세대 인텔 코어 i7-7700HQ이고 메모리는 8GB, 저장 공간은 256GB의 NVMe 타입 SSD가 사용됐다. SSD를 하나 더 추가하거나 대용량 HDD 장착 옵션은 제공되지 않는다. 기가비트 유선 랜은 리얼텍 칩이고 퀄컴 아데로스 QCA61x4 칩은 802.11ac 지원 무선 랜과 블루투스 기능을 한다.



오른쪽에는 2개의 USB 3.0 단자와 USB 타입C 단자 하나, 외부 모니터 연결에 유용한 HDMI 그리고 기가비트 유선 랜 단자가 위치한다. 



왼쪽은 켄싱턴 잠금 슬롯과 USB 2.0 단자 2개, 헤드폰과 마이크 잭이 있다. USB 타입C 단자는 노트북 전원이 껴져 있을 때 스마트폰이 충전되는 기능은 없다.



어쨌든 흥미로운 눈동자 추적


아스파이어 V 니트로 블랙에디션은 힌지 중앙에 눈동자 추적 기능인 '아이엑스(EyeX)'가 탑재돼 있다. 아이엑스는 적외선 반사광에서 사용자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하는 구조이고 그래서 힌지 중앙의 센서가 빨간색으로 점멸 될 때 작동이 된다. 작동하지 않을 때는 꺼진다.




이 눈동자 추적 기능은 '토비 아이엑스(Tobii EyeX)' 앱에서 우선 설정을 해야 한다. 아이엑스 앱을 실행해 나타나는 화면 왼쪽 하단 '◀'를 클릭하고 '새 프로필을 만드십시오'를 선택한다. 그러면 힌지 가운데 적외선 센서가 작동을 하고 사용자와 아이트래킹할 보정 화면으로 바뀐다.



아스파이어 V 니트로 블랙에디션은 눈동자 추적 센서 모듈이 힌지 중앙에 내장돼 보정 작업은 화면에 표시되는 점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는 아주 간단한 기억 과정이다. 화면 중앙과 가장 자리에 차례로 나타나는 동그라미가 조각날 때까지 응시하는 것이 전부다. 보정이 완료되면 프로필에 적당한 이름을 입력한다. 저시력자는 콘택트렌즈, 안경 착용 등 상황에 따른 여러 프로필을 등록해두면 편하다.



화면상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원형 마커 표시 기능을 활용해서 웹 브라우저를 조작하는 모습을 녹화한 영상이다. 거품처럼 생긴 마커 움직임에 시선의 반응을 관찰해보자. 토비 아이엑스 앱 '게이즈 트레이스' 옵션을 켜면 윈도우 화면에 시선 위치를 나타내는 마커가 표시된다.



'게임 및 경험'의 '인피니티 스크린 익스텐션'은 눈동자 추적이 지원되지 않는 게임을 시선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ARMA 3,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X 스팀 에디션 등이 포함된다. 20여 개 정도다.

보정 작업이 끝났으니 바로 게임을 해보자. 어쌔신 크리드는 눈동자 추적 지원 게임으로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소프트웨어는 없다. 게임을 시작하고 '설정→조작 옵션'을 열면 'Tobii EyeX 설정' 항목이 보인다. 아이트래킹 설정을 포함해 시선으로 가능한 작업 이를테면 어느 정도 눈을 움직일 때 반응하는 정도를 체크하는 '확장 보기 감도' 항목이 있다.

어쌔신 크리드의 경우 게임 패드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 기능이 눈동자 추적이 지정된다. 상대방 배를 공격하는 장면에서 화면에 표시되는 선박이나 지형, 부유물에 시선이 가면 시선 끝이 화면 중심에 오도록 카메라가 자동으로 움직이는 식이다. 처음은 모든 것이 어색하다. 바라보는 곳으로 카메라가 움직여서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시선과 거의 실시간 반응을 해서 그래도 빨리 익숙해졌다. 시선으로 조작하는 것은 카메라와 조준만 되는데 이동, 전투 같은 조작은 게임 패드(또는 키보드, 마우스)에서 할 수 있다. '그랜드 데프트 오토 V' 같은 눈동자 추적 미지원 게임도 시선을 통한 조작이 가능하다. 'GTA V 아이트래킹 MOD'를 설치하고 게임 도중 F8 키를 누르면 화면 왼쪽 상단 눈동자 추적 설정 메뉴가 표시된다. 여기서 일인칭 시점의 눈동자 추적 옵션의 설정을 할 수 있다. 시선을 따라 방화를 하거나 로켓 발사 같은 기능을 한다.

눈동자 추적 기능은 재미있고 신선했다. 비록 게임이 훨씬 흥미롭거나 재미가 더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카메라 움직임을 시선으로 제어할 때 아날로그 스틱보다 더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이동한다. 또 시선으로 조준을 할 때 근~중거리에서 빠르게 초점을 잡을 수 있어 싸움에서 상당히 유리하다. 눈동자 추적 기능의 가장 큰 단점은 기능 그 자체보다 게임 타이틀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토비 홈페이지에서 확인되는 게임 타이틀은 50여 개 정도다. 유비소프트가 신작 타이틀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으나 '일부 게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비슷한 하드웨어 구성의 다른 게이밍 노트북을 15만 원 싸게 구입할 것인가? 눈동자 추적 기능을 선택할 것인가가 갈등 포인트다.   


눈동자 추적 기능의 실효성과 별개로 아스파이어 V 니트로 블랙에디션은 벤치마크에서 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리뷰 모델은 윈도우10 홈, 2.8GHz 인텔 코어 i7-7700HQ 카비레이크 프로세서, 지포스 1060 6GB(GDDR5), 8GB DDR4 메모리, 256GB SSD를 탑재했다. 기본 모델의 가격(오픈마켓 기준)은 180만 원대다. 아스파이어 V 니트로 블랙에디션은 워드, 엑셀, 화상 회의, 웹 서핑으로 구성된 PC마크10 실험에서 4,285점을 획득했다. 이 점수는 실제 사용했을 때 그대로 체감된다. 유튜브와 간단한 사진 편집, 고성능 하드웨어가 요구되는 여러 게임에서 매끄럽게 움직였다.


3D마크의 '다이렉트X 11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 종합 벤치마크에서 지포스 1060은 -당연한 결과겠지만- 지포스 1050과 1070 중간의 성적을 기록했다. 풀HD 해상도에서 진행된 이 실험에서 5,121점을 얻어 1050의 약 2배(2,781)이고 1070(6,955)보다는 1,800점 정도가 낮다. 다이렉트X 11 모드에서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다이렉트X 12 내지 각종 화면 특수 효과를 켜면 격차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벌어진다. 지포스 1060은 '진짜' 게이밍 노트북의 시작점으로 생각하면 된다. 



M.2 PCIe 인터페이스의 SSD를 대상으로 한 크리스털디스크마크 읽기 속도 및 쓰기 속도 테스트 결과는 각각 1576MBps 및 584MBps로 원래 스펙 그대로 나왔다. 쓰기 성능이 약간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능이다. 



결론


몇 가지 단점을 정리해 보자. 우선 게임이나 오피스 같은 대용량 앱을 마음껏 설치해도 될 대용량 HDD가 옵션 제공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백라이트 밝기 조절이 안 되는 키보드 또한 단점이다. 나머지는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게이밍 노트북과 거의 동일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에이서 아스파이어 V 니트로 블랙에디션은 '눈동자 추적기능'에 얼마만큼의 가산점을 줄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구매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성적으로는 비슷한 스펙에 더 저렴한 노트북이 합리적이지만, 눈동자 추적 기능은 다른 게이밍 노트북이 줄 수 없는 잔재미와 새로운 경험이 있다. 그 경험에 15만원의 가치가 있다면 이 노트북은 합격점이다.  



장점

  • 시선을 따라 카메라가 움직이는 눈동자 추적 기능
  • 튼튼한 내구성의 알루미늄 바디
  • 신속하고 정교한 냉각 시스템
 

단점

  • 제한적인 눈동자 추적 지원 게임 타이틀
  • 상대적으로 느린 SSD 쓰기 성능
  • 저장 공간의 부족(256GB, HDD 옵션 부재)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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