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14조원 기업이 되기까지 5가지 결정적 장면
상태바
넷마블, 14조원 기업이 되기까지 5가지 결정적 장면
  • by 정보라
넷마블게임즈가 5월 12일 유가증권시장(KOSPI, 코스피)에 상장했다. 오전 9시 개장과 동시에 주가 16만 5천 원으로 시작해 오전 한 때 17만 원 대까지 올랐다. 상장 전 13조원 기업이 될 것으로 관심을 모았는데 상장 첫날 시가총액 14조원을 바라보면서 단숨에 코스피 21위 기업이 됐다.

[상장 첫날 모습. 넷마블게임즈 제공]

이제 넷마블게임즈의 시가총액은 LG전자는 물론이고 KT, 삼성SDS보다 규모가 크다. 넷마블게임즈와 함께 코스피 상장 기업인 엔씨소프트는 시총 7조7천억 원으로 넷마블게임즈의 절반 수준이다. 넷마블 상장 전만 해도 게임주 시총 1위는 엔씨소프트의 자리였다.

넷마블게임즈가 상장하며 최대주주인 방준혁 이사회의장은 3조원대 자산가가 됐다. 그의 지분은 2072만9472주로 지분율은 24.47%에 해당한다. 2대 주주는 CJ E&M으로 22.09%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텐센트의 손자회사인 한강인베스트먼트는 17.77%, 엔씨소프트는 6.9%를 가지고 있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은 임직원은 4백 명이 넘는다. 넷마블게임즈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네 번에 걸쳐 402명에게 보통주 106만2394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

넷마블게임즈의 한해 매출은 1조5천억 원, 영업이익은 2천9백억 원에 달한다. 종속 기업은 34곳이 있다.


넷마블, 시총 21위 기업되기까지 다섯 장면

넷마블게임즈가 걸어온 길과 거둔 성과는 독보적이다. 매각과 독립을 거듭했고, 창업주가 회사를 떠났다 복귀하고, 자체 개발한 게임 모두가 실패한 때도 있었다.


장면 #1. 인기작 없이 1천만 회원 모은 게임 포털

넷마블게임즈는 나이가 꽤 찼다. 서류상으로는 2011년 11월 설립한 CJ게임즈가 전신이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전신은 2000년 설립한 게임 사이트 ‘넷마블’이다. 방준혁 이사회의장은 이 회사의 엔젤 투자를 주선하다가 직원들에게 CEO로 스카웃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에도 넷마블은 게임 포털이었다. 타깃은 명확했다. 십대와 이십대. 청소년도 게임에서 결제를 쉽게 하도록 문화상품권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고, 아이디 하나로 여러 게임을 하는 ‘싱글 사인 온’, '통합 플러그인’을 시도하며 대작 없이도 2002년 1천만 명의 회원을 모았다. 이후 게임 퍼블리싱을 하며 게임 업계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장면 #2. 모회사를 인수하며, 벤처 성공 신화를 만들다

방준혁 넷마블 사장은 2001년 넷마블의 지분 51%를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에 매각했다. 이때 넷마블의 기업가치는 1백억 원이었다. 이 시기 방준혁 사장은 자신의 경영성과급 30억 원을 직원에게 나눠주며 관심을 모았다. 매각 2년 뒤 모회사의 주주가 자금난으로 넷마블 매각을 고려하자 방준혁 사장은 모회사를 인수했다. 이 일로 당시 이재용 다음 사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에 이은 벤처 부호로 불렸다. 넷마블은 모회사를 인수합병하기 전 기업가치를 2,92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장면 #3. 800억 원에 경영권을 CJ에 매각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이듬해 방준혁 사장은 CJ에 지분 18.8%를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800억 원이었다.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이 금액을 취하며 창업 4년 만에 ‘대박’을 낸 벤처 창업가로 소개됐다. CJ에 편입한 넷마블은 CJ인터넷으로 사명을 바꿨다. 방준혁 사장은 매각 후에도 경영자로 남았다.


장면 #4. 돌아온 창업주, 모바일로 방향 전환

방준혁 사장은 CJ와 약속한 3년을 채우지 못하고 CJ인터넷(지금의 넷마블게임즈)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건강 악화가 이유였다. 2011년 회사가 개발한 게임마다 실패를 면치 못하자 CJ는 창업주를 찾았다. 스마트폰이 급속히 보급되고 있었지만, CJ인터넷은 PC게임 중심이었다. 방준혁 사장은 CJ인터넷의 개발 자회사를 합쳐 ‘CJ게임즈’를 설립하고 모든 게임을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했다. 이후 ‘다함께차차차’, ‘모두의마블’ 등 성공작을 내놨다. CJ인터넷은 오미디어, CJ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엠넷미디어와 합병한 CJ E&M의 게임 사업 부문으로 편입됐다.


장면 #5. 텐센트 투자 유치, 독립 법인

CJ게임즈는 2014년 3월 깜짝 발표를 했다. 중국 최대 게임 업체 텐센트에서 5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네오위즈게임즈의 시가총액에 맞먹는 금액이었다. 이 투자로 CJ E&M은 1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내려왔다. 이와 함께 CJ E&M의 게임 사업 부문으로 있던 넷마블을 물적 분할하여 CJ게임즈와 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 후 ‘CJ’ 꼬리표를 떼고 넷마블게임즈로 통합 법인을 출범했다.


앞으로 남겨진 숙제

돈과 숫자로 보면 넷마블게임즈는 ‘성공’ 그 자체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꽤 무겁다. ‘구로의 등대’라는 별명은 넷마블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야근과 밤샘 근무가 잦아 밤에도 불을 환하게 켠다고 하여 붙은 별명이다. 지금껏 만든 성공이 직원을 ‘갈아’서 나온 게 아니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성장과 업무 분배가 균형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총 21위 기업이 책임져야 할 숙제다.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BOUT AUTHO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COMMENT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