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전문가들이 선정한 2016년 올해의 제품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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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전문가들이 선정한 2016년 올해의 제품 10개
  • by 김정철
소비자들의 지갑을 노리기 위해 제조사들은 1년간 부지런히 신제품을 만들어 왔다. 그 결과 올해도 많은 제품들이 탄생했다. 올해 탄생한 제품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들을 20명의 기기 전문가들에게 문의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제품들을 여러분에게 소개한다. 2016년 올해의 제품이다. (무순)


10. 구글 홈

아마존 에코로 촉발된 가정용 인공지능 스피커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한국에서도 SKT가 누구를 발매해 이미 판매를 시작했고, 삼성, LG, 네이버 등도 개발 중이다. 해외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의 주요 IT기업들이 내년부터 일제히 인공지능 스피커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11월 발매된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은 구글 어시스턴트 기반의 인공지능 홈 비서다. 궁극적으로는 구글 검색을 음성으로 지원하는 차세대 구글 사이트가 될 예정이다. 디자인도 현재 구글 사이트보다는 훨씬 낫다.

아마존 에코의 미투 상품이지만 메이드 바이 구글답게 전세계 안드로이드 기기와 완벽하게 호환되는 점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 - 황승환
음성인식 비서는 이제 모든 IT기업들의 필수품이 될 것이다. 구글 홈은 현재 나온 제품 중에서는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 이상우



9. HP 스펙터

나는 그 동안 많은 리뷰와 뉴스를 쓰며 "이 노트북이야말로 애플 맥북 에어의 대항마다."라는 말을 종종 썼다. 그 결과, 나는 IT 업계의 펠레가 되어 내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내 프로필 설명란을 기레기라고 바꿔 달라는 항의에 시달렸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타이핑하는 내 손도 떨리고 있다. "HP 스펙터는 애플 맥북 에어의 진정한 대항마다."
HP 스펙터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10.4mm의 두께와 13.3인치 1.1kg의 무게에 인텔의 강력한 코어 i7 프로세서를 썼다. 여기에 알루미늄, 카본, 구리 등 비싼 금속을 써서 강력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뽑아냈다. 합리적인 성능과 뛰어난 디자인, 그리고 과하지 않은 가격 등 모든 면에서 나무랄 때가 없다.

맥북이 혁신을 멈춘 시점에서 시작된 hp의 비상. 더 이상 '디자인 노트북'은 애플의 수식어가 아니다. - 고진우
처음 봤을 때 눈을 의심했을 정도로 엄청난 디자인에 경악하게 만든 제품. 올해 HP 스펙터를 기점으로 HP의 미친 디자인이 시작됐다. - 황승환



8. LG V20

LG V20은 세계 최초의 쿼드 DAC를 내세운 스마트폰이다. 32비트 384Khz의 초고해상도 음원의 재생이 가능하고 뱅앤올룹슨과 협업한 이어폰까지 기획했다. 여기에 24비트 고음질 녹음까지 넣었다. 이 정도면 스마트폰인지 음향기기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직접 만나본 V20은 다른 기능은 경쟁 스마트폰과 비슷했지만 음질만큼은 과연 고가의 오디오 전문기기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스마트폰의 오디오 기능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이 컬트적 기기는 심지어 전화가 안돼도 충분히 구입할만한 가치가 있다.

G5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서 혁신보다 기본에 집중한 멀티미디어 특화폰 V20, 듀얼카메라와 쿼드DAC를 탑재해서 사진 결과물과 뛰어난 오디오 기능이 매력적인 제품. - 썬도그
나는 G5와 V20의 라인업이 서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기본에 충실한 V시리즈와 모험으로 가득 찬 G시리즈라니... 어쨌든 100만원대 소리를 들려주던 V20의 음질을 잊지 못한다.   - 김정철



7. 화웨이 P9 플러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들을 따라가려면 오버 스펙으로 무장하고, 뒤떨어지는 브랜드 밸류를 어떻게든 커버해야 한다. 화웨이가 라이카와 협업한 것은 전형적인 후발주자다운 발상이다. 그러나 독자적인 프로세서(기린 950)를 사용하고, 라이카 듀얼 카메라를 단순 스펙 위주 설계가 아닌 실제 카메라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쓴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이는 갤럭시가 아이폰을 뒤쫓을 때보다 훨씬 더 창조적이다. 화웨이가 2020년까지 스마트폰 세계 1위를 하겠다는 선언이 중국인의 허풍이 아니라 이제는 정말 진지하게 들린다.

중국 화웨이가 드디어 고급폰 시장으로 진격. 독자AP & 라이카와 협업으로 존재감을 서서히 보이려 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제품이 아닐까 싶다. - 도안구
화웨이는 듀얼 카메라를 흑백과 RGB 렌즈를 장착하고 이를 합쳐 더 나은 다이내믹레인지와 적은 노이즈를 달성했다. 품질을 우선시 한다면 꼭 살펴볼 만한 제품이다. - 이상훈



6. PSVR

오큘러스가 만든 VR기기? HTC가 만든 VR기기? 앞에 두 제품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성능이 뛰어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제품에 관심이 가지 않는 이유는 VR의 핵심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하던 VR 업계가 소니의 참전으로 인해 조금씩 타오르고 있다. 160개 게임 개발사가 PSVR 타이틀을 개발 중이며, 올해만 약 50개의 타이틀이 발매됐다. 특히 화제의 타이틀 '써머레슨'이 기다리고 있고, 성인용 VR 게임도 내년부터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인류가 매트릭스의 세계로 진입할지 미래가 기대된다.

VR의 시대를 앞당겼다는 이유만으로도 단연 올해의 제품이다. - 이기원
오큘러스 리프트나 스팀을 타고 앉은 HTC 바이브도 대단한 경쟁자지만 게임이라는 분야를 한정지어 이야기한다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브랜드와 VR의 만남에서 발생하는 폭발력을 넘어서는 존재는 아직 없을 듯 하다. - 한지훈



5. 맥북 프로

무려 1,000일이 넘는 기다림 끝에 새로운 맥북 프로가 탄생했다. 약 4년 만에 등장한 신형 맥북 프로는 상판의 빛나는 사과마크를 삭제하는 테러를 저질렀지만 대신 빛나는 터치바를 선물했다. 성능은 향상됐고, 디스플레이도 밝아졌지만 대신 맥세이프와 SD카드 슬롯이 사라졌고, 가격도 올라갔다. 엄밀히 말해 놀라운 후속작은 아니지만 다른 애플 제품들이 올해 유독 실망스러운 후속작들을 내놨기 때문에 그나마 빛나 보인다. 그리고, 새로 나온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은 정말 매력적이다.  그리고 올해 리스트에 오른 유일한 애플 제품.

터치바의 탄생은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평소 잘 안쓰던 F키를 버렸고. 진보된 기술을 녹였다. 키보드의 키감에만 집착하던 지난날이 부끄러울 정도로 충격적이다. - 조진혁
절약의 아이콘. 새로운 프로세서와 터치바, USB-C타입의 단자로 무장했다. 다만 터치바로 변화를 모색하려는 모습에서 PC 시장이 얼마나 차별화할 요소가 없어졌는지 실감하게 됐다. - 이세민



4. 캐논 5D 마크 IV

캐논은 DSLR의 역사를 세 번 바꿨다. EOS-1D는 신문기자들이 필름을 버리고 DSLR로 이동한 역사적 사건을 만들었다. EOS 300D는 일반인들에게 컴팩트 카메라 대신에 DSLR을 쥐어 주었다. 그리고, 2005년 출시한 EOS 5D는 스튜디오에 디지털카메라를 보급시키는 사건을 만들었다. EOS 5D 시리즈는 아마츄어의 끝이며, 프로의 시작을 상징했다. 이 말인즉슨, 프로와 아마츄어를 모두 만족시킨다는 얘기다. 4년 만에 귀환한 5D 마크 IV는 3천만 화소, 디직 6+엔진, ISO 102400, 61개 AF 포인트, 초당 7매 연사, 4K 동영상, 와이파이, NFC 등의 스펙으로 무장했다.

쥐꼬리만큼 개선되는 느낌의 이미지 센서, 1.7배 크롭되는 4K 동영상 촬영, 도대체 내가 이걸 왜 구입 했는지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지만 쨍한 결과물을 보고 있으면 의문은 사치였다는 것을 이내 깨닫는다. - 노승균
61 측거점과 AF 속도가 빠른 듀얼 픽셀 CMOS AF를 사용해서 사진과 동영상 촬영 편의가 크게 증가한 사진과 동영상 모두에 강한 풀프레임 DSLR - 썬도그



3. 서피스 스튜디오

MS 최초의 올인원 PC로 28인치 디스플레이와 눕힐 수 있는 힌지, 4500 x 3000 해상도를 지원하는 미래형 PC로 큰 화제를 모았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최대 32GB램,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을 지원한다. 다 좋지만 문제가 있다. 가격이다. 무자비한 2,999달러(약 340만원)부터 시작한다. 사실 이 제품은 이름처럼 일반인들을 위한 제품이라기 보다는 스튜디오에서 쓰일 프로용 제품에 가깝다. 특히 보조 도구인 서피스 다이얼을 이용하면 더 효과적인 그래픽 작업도 가능하다. 우리 중에 대부분은 그래픽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서피스 스튜디오와 서피스 다이얼을 사용하는 장면을 보면 그래픽 디자이너로 직업을 바꾸고 싶을 정도다. 

아이맥을 처음 봤을 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갖고 싶다’. MS가 이제야 뭔가를 눈치챈 것 같다. - 이기원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윈도우를 어떻게 포지셔닝 하려는지 알려주는 제품. 윈도우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플랫폼이며 그렇게 될 것임을 선언하고 있다. - 한지훈




2. DJI 매빅 프로

DJI는 프로용 드론 세계를 거의 평정하다시피 했다. 그런 그들이 소비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량 드론, 접이식 드론인 매빅 프로를 출시했다. 743g의 무게로 27분 동안 비행 가능하고,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3축 짐벌 카메라까지 갖췄다. 그러나 DJI의 가장 큰 강점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최강의 자동항법 시스템을 갖춰 시속 36km로 비행하면서 장애물을 감지, 완벽하게 회피한다. 가격은 123만원으로 경량 드론 중에 최고가지만 성능만 본다면 이 가격이 아깝지 않다. 고프로의 접이식 드론인 카르마가 치명적 결함으로 전량 리콜된 것을 보면 더더욱 DJI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진다.  

드론의 소형화, 폴딩, 휴대성, 짐벌과의 완벽한 결합, 더욱 스마트해진 자동비행능력, 그리고 측면과 전면을 오가는 피사체 추적 기능. 2세대 드론의 등장이랄까? - 조진혁
드론은 대부분 크다. 그걸 접어 가방에 쏙 집어넣는다.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듯 하다. 하지만 가격은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듯. - 차정인



1. 갤럭시노트7


사실 이 특집의 취지는 올해 가장 완성도 있고, 뛰어난 제품을 뽑아달라는 의미였는데, 불량으로 인해 단종된 모델을 무려 5명이 뽑아 주었다. 이 결과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됐지만 실제 판매됐던 제품이고, 폭발한 제품을 제외하고는 만족도도 높았던 제품이기 때문에 그대로 리스트에 올렸다. 사상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에서 사상 최악의 스마트폰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은 전세계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삼성전자와 갤럭시노트7 구매자에게는 잊고 싶은 기억이 됐다. 150만대 남짓 판매로 이렇게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제품이 또 있었을까?

갤럭시 노트7를 뽑아야 한다는 것에 또 화난다. 뛰어난 만듦새, 흥미로운 재주를 담아 세상의 찬사를 독차지한 갤럭시 노트7은 안드로이드계를 완전히 평정하는 현실을 만들 뻔했다. 배터리가 발화하지만 않았더라면... - 최필식
전 세계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왜 중요한지 일깨워줬던 측면에서 상을 줘야할 것 같다. 여전히 폭발 원인 못찾고 있는 노트7, 영원한 미스테리로 기억될런지 - 차정인



기타 놓치기 아까웠던 제품들


공로상 - 삼성 갤럭시탭 8.9
사회적 파장만 놓고 보면 단연 올해 1위. 그분이(최순실) 아이패드를 썼다면 많은 게 달라졌을 것이다. - 박찬용

음향기기 - 소니 MDR-1000X
소니가 소음제거 기술의 절대강자 보스(BOSE)를 꺾었다. 그러면서 음질도 더 좋고 편의성과 재질, 디자인까지 우수하다. 심지어 외부 대화도 들으며 음악감상까지 가능해 자전거 타며 쓸 수 있는 유일한 헤드폰이다. - 이상훈

카메라 - 소니 RX100 mk5
DSLR은 휴대성이 떨어지고, 컴팩트카메라는 스마트폰과 별로 차이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제품은 스마트폰과 경쟁하는 유일무이한 카메라다. 5번의 진화를 통해 스마트폰을 압도하는 화질과 성능을 쌓았다. - 봉성창

스마트폰 - 갤럭시 A7
이제껏 본 적 없는 경이로운 실생활 배터리 수명과 삼성페이까지, 모범적인 범용 스마트폰 - 언더케이지

가전 - 발뮤다 더 토스터
이 아이는 빵굽는 기계주제에 철학과 기품과 아름다움이 넘쳐 흘렀다. 온도 다이얼을 돌릴 때의 느낌마저 매혹적이다. 죽은 빵도 살리고, 말라 비틀어진 식빵도 기름기 흐르는 요리로 만들어준다. - 하경화

산업 - iot헬멧 헬프웨어
국내기술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 상용화 스마트 헬멧. 4차 산업혁명의 근본인 사람의 안전을 보호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 콘셉트 제품이 아니라 이미 공사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시는 분들의 안전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헬멧 - 김덕진 




선정에 도움을 주신 분들 (가나다순)


더기어 기자 - 황승환, 이상우, 노승균, 김정철
고진우 - 펀샵, 펀테나 운영자
김덕진 -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 (http://www.kii.re.kr/)
도안구 - 테크수다 & 도라이브 기자
박찬용 - 에스콰이어 피처 에디터
봉성창 - 매일경제 TV, '기술돌풍' 진행자
썬도그 - 사진, IT, 문화에 대한 글을 꾸준히 쓰는 블로그 ‘사진은 권력이다’ 운영자 (http://photohistory.tistory.com/)
이기원 - 노블레스 맨 피처 에디터
이상훈 - 스포츠서울 테크 전문기자
이세민 - 붕어IQ (http://myth9.tistory.com/)
조진혁 - 전 아레나 기자, IT컬럼니스트
차정인 - KBS 기자
최필식 - chitsol.com 운영자, 테크 프리랜스 사이트 techG 편집인
하경화 - 디에디트 리뷰요정 에디터 H
한지훈 - 찬바람 몰아치는 변방의 모바일 전문 블로거 (http://www.lazion.com/)
F717 - 언더케이지 리뷰어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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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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