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톤플러스 HBS-1100 플래티넘 리뷰, 합리적인 최상위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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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톤플러스 HBS-1100 플래티넘 리뷰, 합리적인 최상위 모델
  • by 김정철

기나긴 테크 역사를 지켜보면서 내가 얻은 한 가지 교훈은 목에 거는 전자제품은 어떤 형태라도 피해야 한다는 거다. 목에 건 카메라는 어설픈 관광객처럼 보이게 하고, 목에 걸 수 있었던 MP3 플레이어와 휴대폰은 목에 걸지 않았을 때 가장 아름다웠다. 그런데, 몇 년 전에 등장한 넥밴드형 블루투스 헤드셋인 LG '톤플러스'시리즈는 이런 편견을 깰 만한 디자인이었다. 심플하고, 기능적이며, 억지스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톤플러스 시리즈는 1,000만대가 넘게 팔리며 LG가 내놓은 가장 멋지고 성공적인 제품 중에 하나가 됐다. 


오늘 소개하는 제품은 톤플러스의 최상위 모델인 HBS-1100 모델 중에 플래티넘 에디션이다. 톤플러스도 모델이 다양해지며 오픈마켓에서 5만원대부터 10만원대 이상 모델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 톤플러스 플래티넘은 20만원대 모델로 톤플러스 제품 중에 가장 고가 라인업이다. 고가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알루미늄 재질과 고급 드라이버 사용, aptX HD 코덱 적용 때문으로 보면 된다.

우선 고급스러운 박스 디자인을 열면 온통 금색으로 뒤덮힌 톤플러스가 나온다. 남자에게는 약간 부담이 되긴 하지만 최근 골드 디자인이 인기이니 뭐 나쁠 게 없다. 은색과 검정/골드 디자인도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 색상과 맞춰서 구입하면 될 듯 하다.

몸체는 알루미늄 소재이고, 일부 모서리는 다이아몬드 커팅을 했다. 알루미늄을 썼기 때문에 금속 재질이지만 무겁지는 않다. 기존 톤플러스 910이 51g 정도였는데, 1100의 무게는 60g이다.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중앙부는 고무재질로 탄력이 있어 벗고 쓸 때 편하다. 금속과 고무의 접점부의 마감상태도 괜찮다. 여러차례 꽤 강한 힘으로 이음부에 압력을 가했지만 유격이 원상태로 회복되었다. 전반적인 마감상태도 좋고 표면도 매끈하다. 톤플러스 시리즈는 넥밴드형 헤드셋 디자인의 표준이라고 볼 수 있다. 높은 완성도가 돋보인다.

이어폰은 손으로 잡아 빼면 쭈욱 빠져 나온다. 자동 줄감기 기능이 있어 매우 편리하다. 케이블을 강한 힘으로 당겨봤는데, 내구성이 괜찮다. 줄길이는 23cm다. 줄을 끼운 채로 고개를 돌릴 때, 케이블 길이가 모자르지 않을까 실험해 봤는데 넉넉하지는 않지만 불편하지도 않다. 다만 머리가 아주 큰 사람을 위해 2~3cm 더 길었으면 좋았을 거다. 소비자는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법이다.

조작버튼은 조그버튼식이고 다기능 버튼에는 라인 가공이 있어 조작하기가 편하다. 4개의 버튼으로 꽤 복잡한 기능 수행이 가능하고, 버튼의 위치도 적당히 떨어져 있어 오동작을 줄여준다. 모든 요소에서 노하우가 돋보인다. 오른쪽에는 플레이 버튼, 곡 넘기기 조그버튼이 있다. 곡 넘기기를 길게 누르면 앱 알림, 메시지 듣기, 음성메모, 현재 시간을 확인 가능하다. LG Tone & Talk 앱을 설치하면 기능 설정을 바꿀 수 있다.

왼쪽에는 통화 버튼과 볼륨 조그버튼이 있고, 볼륨을 길게 당기면 진동을 끄거나 배터리 잔량을 알려준다. 총 2대의 블루투스 기기를 페어링할 수 있다. 페어링은 쉬운 편이고 페어링이 끝나면 음성 안내까지 해준다. 친절하다.

음질 얘기를 해보자. LG 톤플러스는 음악감상용 헤드셋은 아니지만 음악 감상용으로 쓸 수 있도록 몇 가지 개선이 이뤄졌다.

우선 퀄컴 aptX HD 코덱을 지원한다. 24비트의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기존 aptX는 16비트 음원만 재생이 가능했다. 24비트 음원 재생이 가능한 스마트폰과 함께 사용하면 고음질의 음원을 무손실로 들을 수 있다.
이어폰은 밸런스드 아마추어 유닛(Balanced Armature Unit-이하 BA)을 채택했다. BA유닛은 일반 다이나믹형 이어폰에 비해 정확한 음을 낸다. 대신 비싸다. 대부분의 BA유닛 이어폰은 5만원 이상이다. 그래서일까? 톤플러스 1100의 가격은 톤플러스 910에 비해 5만원 정도 더 비싸다. 사실 순진할 정도로 가격정책이 정직하고 단순하다. 상당히 만족스럽다.

24비트 음원재생이 강점인만큼 해상력에 초점을 둔 설계다. 다만 싱글 BA유닛을 적용한 모델은 저역이 약해서 단점으로 지적되곤 한다. 톤플러스 역시 저역이 강한 편은 아니다. 그런 약점을 뛰어난 해상력으로 커버한다. 음색은 채색되지 않은 중립적인 소리다. 단, 이퀄라이저 변경은 된다. 재생 버튼을 짧게 두 번 누르면 베이스 부스터-톤 플래티넘-트레블의 세 가지로 차례로 변경된다. 이퀄라이저 모드 중에서 '톤 플래티넘'이 완성도가 높지만 저역이 부족하다면 베이스 부스터를 쓰면 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LG측의 설명에 따르면 HBS-1100은 "하만카돈의 최상위 사운드 등급인 하만카돈 플래티넘 등급을 받았다."라고 얘기하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칫 하만카돈 오디오가 광범위한 '사운드 인증시스템(Certification)'을 가지고 있는 듯한 뉘앙스로 이해되기 쉽다. 그러나 하만카돈도 하나의 제조사이기 때문에 타사의 기기를 인증해 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하만카돈이 자체 생산하는 제품도 인증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하만카돈 측에 문의한 결과 하만카돈이 인증한 제품은 LG가 유일하다. 기존 HBS-900 톤플러스가 하만카돈과 협업하면서 콜라보의 의미를 확장해 '인증'개념의 용어를 쓰기 시작했고, 이번 제품은 apt-X HD코덱을 지원하며 한 단계 높은 음질을 제공한다는 뜻에서 '플래티넘'이라는 등급을 새로 만든 것에 가깝다. 따라서 하만카돈의 플래티넘 인증을 받은 제품은 당연히 HBS-1100 하나뿐이다. 따라서 뭔가 권위있는 인증을 받았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마케팅 용어에 가깝다.
확대 해석하지 않아도 톤플러스의 음질은 확실히 업그레이드 됐다.

통화 기능도 압권이다. 보이스 코맨드 기능이 있어 버튼에 손을 대지 않고도 전화를 받을 수 있다. 테스트 했는데 인식률은 괜찮은 편이다. 다만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쓰지 않는 게 좋을 듯 하다. '통화'야 그렇다 치고, '거절'을 갑자기 외치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그 밖에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즐겨찾기에 있는 다양한 연락처를 선택해 전화를 걸 수도 있는데 갤럭시 S7에서는 잘 실행되지 않았고 G시리즈는 잘 적용됐다. 스마트폰에 따라서 적용이 안 되는 기능일 수도 있다. 그 밖에 현재시각 알림이나 음성 다이얼도 스마트폰에 따라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 음성 녹음과 스마트폰 찾기는 별다른 에러가 없었다. 자주 쓸 기능들은 아니어서 큰 단점은 아니다. 그리고, LG폰들은 다 잘 된다.

참고로 배터리 시간은 음악감상시 10시간, 통화시 11시간으로 전작과 비슷하다. 그러나 HD음원만 연속 재생하면 배터리 시간이 좀 줄어든다. 100Mb가 넘는 음원 특성상 당연한 일이다. 테스트 해보니 24비트 음원만 연속해서 볼륨 10단계중 6단계로 재생하면 약 6시간 정도 들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양호하다.
또, 충전 중에는 음악을 들을 수 없다. 사실 충전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구조도 아니긴 하다.

LG 톤플러스 시리즈는 이미 검증된 제품이다. 만약 블루투스 헤드셋이 필요하다면 가장 먼저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며 기능, 디자인, 편의성 등에서 가장 성공적인 디자인 사례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HBS-1100 플래티넘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BA유닛 사용, 무손실 코덱 적용으로 고급화한 모델이다. 여러 부분이 고급화됐지만 가격 인상은 최소화했다. 만약 애플이라면 100만원은 받았을 것이다. 다만 본격적인 음악감상용 기기로 쓰라고 하이파이 유저들에게는 추천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 정도 편의성과 음질을 함께 가진 제품을, 이 정도 가격에 제공하는 제품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여전히 톤플러스의 경쟁력은 막강하다.


장점

여전히 뛰어난 사용자 경험 디자인
24비트 음원 재생
완성도 높은 기능


단점

약한 저역
약간 부족한 케이블 길이
남은 배터리 양이 3단계로만 표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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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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