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루프를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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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루프를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정보
  • by 김정철
시속 1200km로 달리는 초음속 자기부상열차, '하이퍼루프'. 일론머스크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하이퍼루프를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정보를 모아봤다.


1. 하이퍼루프의 최대속도는 음속보다 빠르다.

음속은 1시간에 1,224km의 속도로 달리는 것을 뜻한다. 하이퍼루프의 최대 시속은 1,300km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음속보다 빠르다. 그러나 전 구간을 이 속도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곡선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여야 하며, 평균 시속은 약 960km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 속도 역시 비행기의 평균시속인 900km보다 빠르다. 원래 하이퍼루프는 LA-샌프란시스코 구간을 30분 이하에 주파할 예정이었지만 지금 설계대로라면 35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속도도 콩코드 여객기를 제외하고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운송수단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2. 승객들은 F1(포뮬러 원) 드라이버만큼의 압력을 받는다.

곡선구간에서 속도를 줄이는 이유는 원심력에 의한 압력 때문이다. 하이퍼루프의 승객들은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지포스(G-Force, 중력)의 압력을 견뎌야 한다. 하이퍼루프의 개발자들은 하이퍼루프 승객들이 1G~5G의 중력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F1 드라이버만큼의 압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중력의 발생은 원심력 구간에서 주로 발생하므로 직선 구간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이퍼루프의 성공 여부는 곡선 구간을 얼마나 피해서 땅을 매입하느냐에 있다.

참고링크 - Hyperloop Physics Questions and Answers (Wired)



3. 일론머스크는 하이퍼루프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이퍼루프의 아이디어를 낸 것은 테슬라 모터스의 CEO인 '일론 머스크'다. 일론머스크는 캘리포니아주가 2029년 완공예정으로 600억 달러(70조)짜리 고속열차 계획을 발표 했을 때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고속열차가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것에 비해 비행기보다 훨씬 느리고, 완공 기간도 오래 걸리며, 기술적 특징도 없자 이 계획을 재고하고자 하는 바램으로 단순한 아이디어를 던졌다.
사실 일론머스크는 하이퍼루프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거나 자문을 제공할 수는 있어도 실제 제작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기작가인 '에슐리 반스'에게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정보를 공개한지 한 시간 만에 하이퍼루프 계획을 최초 공개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트위터에 수백 만 번 리트윗되자 전화 비상 회의를 소집하고 직접 시제품 제작을 하려고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일론머스크는 쇼맨십이 강하고 언론에 노출되기를 아주 좋아한다.



4. 하이퍼루프의 아이디어는 100년 전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얻었다.

하이퍼루프는 공기의 힘으로 열차를 밀어내는 원리를 가지고 있는데,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20세기 초중반에 병원이나 사무실, 우체국 등에 쓰이던 기송관(pneumatic tube)의 원리와 비슷하다. 긴 관을 만들고, 기압을 줄인 후에, 순간적으로 공기를 빼거나 불어 넣어, 공기의 힘으로 물건을 나르는 관이다. 하이퍼루프 역시 이와 비슷한 원리로 진공으로 거대한 튜브를 만들고 공기의 힘으로 밀어내는 원리다. 공기저항이 없고, 자기부상원리로 포드를 띄우기 때문에 마찰력이 없어서 음속보다 빨리 달릴 수 있다.



5. 하이퍼루프는 1년에 1,500만 명 수송이 가능하다.

하이퍼루프를 달릴 포드(Pods)에 탑승 가능한 예상 인원은 28명이다. 고속버스보다 적은 인원이지만 정비 시간이 짧고, 잦은 운행이 가능하므로 비행기보다 많은 인원의 수송이 가능하다. 초기 계획에는 포드를 30초마다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일론머스크의 계획대로라면 2022년부터 매년 1,500만 명의 승객이 이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압권은 탑승비다. 일론머스크는 이동 비용이 5만원 이하로 충분하다고 자신했는데, 만약 예상대로라면 항공료 대비 5배 이상 저렴하고 고속버스, 고속철도보다 저렴하다. 어떻게 이런 저비용이 가능할까?



6. 하이퍼루프는 화장실도, 객실 승무원도, 창문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하이퍼루프는 운송 비용을 아끼기 위해 불필요한 것을 최소화했다. 승객이 탑승하는 포드에는 화장실이나 창문 등을 만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무게를 줄이고, 관리와 유지 보수를 위해 유리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30분 내외에 목적지까지 이동이 가능하므로 화장실이 필요 없고, 튜브 안을 달릴 때는 외부 풍경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창문도 불필요하다. 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인 방식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식당칸도, 스튜어디스도, 차장도 없다. 포드의 벽에는 창문 대신 스크린을 설치할 예정이고, 재미없는 '아메리카 퍼니스트 비디오' 를 틀어줄 가능성이 높다.



7. 하이퍼루프의 최대 수익 모델은 전기판매다.

일론머스크는 하이퍼루프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하이퍼루프의 전력원이 태양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하이퍼루프의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에너지를 모은다는 얘기다. 이 말은 세계에서 가장 긴 600km짜리 태양광 발전소가 생긴다는 의미다. 하이퍼루프의 운영책임자 '그레스타'는 이 새로운 운송 수단은 태양광, 풍력 등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궁극적인 제로에미션(zero-emission, 공해무배출) 운송수단인 것과 동시에 남는 전력은 재판매하여 6~8년 안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다. 놀랍고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다.

참고링크 - Hyperloop's test track will be "closest thing to teletransportation" (Dezeen)



8. 첫 상용화는 유럽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하이퍼루프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 중에 하나인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러지스(이하 HTT)'는 지난 3월, 슬로바키아 정부와 하이퍼루프 열차 노선 신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발표했고, 이어 오스트리아 빈,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연결하는 노선을 계획 중이다. 헝가리는 2억~3억 달러 예상으로 2020년 완공 목표를 세웠다.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2022년으로 예정된 미국보다 더 빨리 완공될 예정이다. 유럽은 친환경 운송 수단인 하이퍼루프에 미국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참고링크 - Hyperloop pens deal that could connect Slovakia, Austria and Hungary (매셔블)



9. 하이퍼루프의 포드는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재질로 만든다.



하이퍼루프를 개발중인 HTT는 하이퍼루프를 이동하는 포드(pods)의 재질을 비브라늄으로 만든다고 선언했다. 비브라늄은 영화 '캡틴 아메리카'에 나오는 금속으로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가상의 물질이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물질인데 어떻게 이 소재를 쓸까? 사실 HTT가 쓸 물질은 탄소섬유의 일종으로 강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5배 가볍다고 한다. 이름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될 수 있도록 일부러 '비브라늄'이라고 지었다.

참고링크 - Hyperloop startup selects Vibranium for pods because it’s good enough for Captain America (더버지)



10. 하이퍼루프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 많다.

긍정적인 내용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이퍼루프는 고속철도의 1/6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현재 설계대로라면 1년간 기대 수송 인원은 고속철도의 1/10에 불과하다. 건설 비용은 저렴하지만 전체 비용대비 수송인원으로 보면 오히려 경제적이지 못하다. 또, 하이퍼루프는 고가도로에 제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진안정성 문제도 대두된다. 하이퍼루프는 진공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균열됐을 경우도 문제가 된다. 앞서 말했듯이 승객들이 받아야 할 중력 압력과 고장이 발생하면 모든 운행이 완전히 마비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오히려 시속 1,200km로 달리는 것은 기술적으로 큰 문제는 아니다. 현재 해결해야 할 문제는 경제성과 안전성이 더 시급하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하이퍼루프는 각계각층의 아이디어와 투자가 일어나 점점 더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2020년이면 음속으로 달리는 새로운 운송수단을 만나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 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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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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