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SNS에 쓴 글들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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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SNS에 쓴 글들은 어떻게 될까?
  • by 황승환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죽는다면 데이터는 어떻게 될까? 클라우드에 있는 플레이이보이 아니 플레이오프 사진과 동영상은 어떻게 될까? 여기저기 SNS에 올려 놓은 내 글들은?
죽을 때를 대비해 상조에 가입하고 보험에 들지만 디지털 세상에 남겨질 흔적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번 알아 봤다.

 

1.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지정한 사람이 고인의 계정에 추도 메시지, 추도식 일정, 프로필 사진 등을 업데이트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념 계정 관리자’라는 기능이 있다. 지난 해 2월 미국에 처음 도입됐고 한국에는 9월에 추가됐다. 간단한 관리는 할 수 있지만 로그인을 하거나 대화 내용을 볼 수 없다.
본인이 원한다면 페이스북에 공유한 내용의 사본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권한을 줄 수도 있다. 관리자는 19세 이상이어야 하고 권한을 넘겨 받은 후 관리가 귀찮다면 해당 계정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다. 생전에는 못 받아봤던 ‘좋아요’가 쏟아질까 두렵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곧 바로 지우지 마라 친구야. 3일 후 부활할 테니...”
 
- 페이스북 기념 계정 관리자
 
 

2. 구글



 
구글은 ‘휴면 계정 관리자’라는 기능이 있다. ‘사망’이라고 대놓고 쓰기는 조금 그랬나 보다. 일단 사용자 휴면 계정 전환 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그 동안 아무런 접속이 없으면 ‘휴면’에 들어 갔다는 뜻이다. 설정을 해 놓고 잊어 버릴 수 있으니 휴면 계정 전환 1개월 전에 알림을 받을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를 신뢰할 수 있는 사용자로 지정하면 휴면 계정으로 전환됐다고 알리는 기능도 있다. 설정에 따라 구글 관련 서비스 데이터를 공유할 수도 있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외로운 사람이라면 구글 계정 삭제 설정을 할 수 있다. 유튜브, 구글 플러스, 블로그, 지메일 등 모든 데이터가 삭제된다. 
 
 - 구글 휴면계정 관리


 

3. 인스타그램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많은 사진을 올리는 사진 공유 SNS 서비스 인스타그램은 ‘기념 계정 설정’이 있다. 해당 계정 사용자의 사망이 확인될 경우 기념 계정으로 전환되고 부고 포스팅이 올라간다. 다른 계정에서 언급이 금지되며 보호 조치가 설정된다.
고인의 사망을 확인할 수 잇는 부고, 신문 기사, 사망 증명서 등을 제시하면 기념 계정으로 전환된다. 계정 삭제는 직계 가족만 할 수 있다. 출생 증명서, 사망 증명서, 법률 대리인 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 인스타그램 계정 관리
 
 

4. 트위터



 
트위터의 경우 기념을 위한 특별한 조치는 없다. 직계 가족 또는 법률 대리인으로 확인되면 계정을 비활성화할 수 있다. 계정 삭제는 비활성화보다 조금 더 복잡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사망자의 트위터 계정, 사망 증명서 사본, 신청자 신분증 복사본, 신청인의 이름, 연락처, 이메일 주소, 사망을 확인할 수 있는 신문 기사와 같은 내용이 모두 포함된 공증 서류를 첨부해야 한다.
 
특별한 경우에는 계정에 올라온 사진이나 동영상을 삭제할 수 있다. 직계 가족과 법률 대리인이 사망 직전, 직후 등의 사진 동영상을 삭제 요청할 수 있다. 무조건 받아 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공익적 요소를 고려해 요청을 수용한다고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사건의 단서가 되거나 보존 가치가 있다면 요청이 거부될 수 있다.
 
- 트위터 계정
 
 

5. 애플



 
FBI와 아이폰 잠금 해제로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애플은 역시나 철저하다. 아이튠즈 구입 콘텐츠, 아이클라우드 데이터 등은 사망 증명서와 가족 관계, 법률 대리인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면 계정과 데이터가 모두 삭제된다.
 
 

6. 드롭박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드롭박스의 경우 PC 동기화를 해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직접 삭제할 수 있다. 동기화된 컴퓨터에 접속할 수 없다면 사망 증명서와 고인과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보내면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받을 수 있다.
 
- 드롭박스 계정

 

7. 야후 엔딩



 
사후 서비스가 가장 잘 되어 있는 것은 야후 재팬의 ‘야후 엔딩((Yahoo Ending)’이다. 소중하고 감사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자신을 위한 기념 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 야후 서비스와 관련된 모든 자료의 삭제 설정을 할 수 있고 이 데이터는 야후의 클라우드 서비스 ‘야후 박스’에 고이 담겨 유족에게 전달 할 수 있다. 서비스 종류에 따라 무료, 월정액으로 나뉜다.
규모에 따라 장례식을 할 수 있는 패키지 서비스도 있다. 가족이나 친지가 없다면 전국 7,200개 납골당과 연계한 영구 공양 납골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 Yahoo Ending
https://ending.yahoo.co.jp/
 

 
8. 국내 서비스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사실 국내 서비스 중 제대로 된 사후 관련 정책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없다. 2015년 8월 시행된 ‘개인정보 유효기간제’ 정책과 관련 법령에 따라 비슷하게 운영된다. 대부분 3개월 동안 접속이 없으면 휴면 상태에 들어가고 1년이 지나면 데이터를 파기하거나 별도 보관하지만 계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계정까지 삭제하고 싶다면 가족이 사망 확인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사이버 머니와 같은 디지털 재산은 신분을 확인 후 환급 받을 수는 있다.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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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환 dv@xeni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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