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4는 왜 인정받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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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4는 왜 인정받지 못했을까?
  • by 김정철


LG전자의 전략폰인 G4가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출시초기에 G4의 예상 판매량은 800만대를 잡았다. 그러나 G4가 출시된 2분기에도 출하량이 250만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이 수치는 판매량이 아니라 출하량이다. 신폰 효과가 줄어드는 앞으로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들도 LG전자의 MC(Mobile Communications) 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LG전자는 G4를 발매한 4월 이후로 주가가 20% 넘게 떨어졌다. 
희망적인 일이 있다면 갤럭시 S6시리즈도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거다. 다만 갤럭시 시리즈는 올 4월 미국시장에서 33%의 판매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에 비해 G4는 어디에서든 힘을 못 받고 있다. 각종 리뷰사이트에서 최고의 폰으로 평가받았고, 더기어 역시 이 평가를 인정하지만 G4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 이유는 뭘까?

 

원폰 전략의 실패



가장 큰 실패 원인은 G4가 하나의 폰으로 나온 점을 꼽고 싶다. 현재 프리미엄폰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경쟁사는 애플과 삼성전자다. 그런데, 이들은 프리미엄 라인업을 2가지 종류로 분화했다. 아이폰은 6와 6플러스. 갤럭시는 S6와 S6엣지로. 삼성전자는 여기에 노트시리즈까지 포함하면 실제로는 3개 이상의 프리미엄폰 라인업이다. 그러나 G4는 시대상황을 감지하지 못했다. 하나의 라인업으로 싸워야 하는 제품이 5개나 된다. 한국에서조차 이 싸움은 쉽지 않다. LG는 쌍둥이가 상징인데 왜 진작 두 개로 내놓지 않은걸까?

 

프리미엄폰의 스타일 변화



프리미엄폰으로 불리는 아이폰과 소니 엑스페리아 등에 이어 심지어 샤오미 Mi4와 갤럭시 S6시리즈도 착탈식 배터리를 포기했다. 일체형 유니바디 디자인은 프리미엄폰의 스타일이 됐다. LG G4는 그래도 혹시 모를 착탈식 배터리를 원하는 프리미엄 유저를 원했지만 시대가 변했다. 저렴한 폰은 모두 분리형이지만, 고급폰은 대부분 일체형이다. 땅에 떨어질 때마다 뒷커버가 벗겨지는 것은 쿨해 보이지 않고 8mm 이상 두꺼운 것도 트랜드에서 벗어났다. 게다가 불쌍한 소가죽을 벗겨 멋진 스타일을 완성했지만 인도인들은 이 폰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사실 LG로서는 불만이 있을 듯 하다. 애플은 심지어 절연띠가 보이고, 카메라가 튀어 나와 있는데도 성공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원래 인생도, 정치도, 폰팔이도 불평등하다. 어쩌겠는가?

 

실패한 커브드



의심할 바 없이 지금까지 커브드 디자인은 모두 실패했다. 갤럭시 라운드는 실패작으로 끝났고, LG의 G플렉스 시리즈 역시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통화시에 화면이 뺨에 닿지 않는다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통화시에 화면에 뺨이 닿는다고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도 드물었다. 그러나, LG는 실패한 커브드를 끝내 G4의 후면부에 집어 넣었다. 약간 휜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실패한 기술을 상기시켰고, 실물을 보기 전에 기대치를 낮추게 만들었다. 갤럭시의 엣지 시리즈는 첨단의 제품 느낌을 주지만 LG의 커브드는 그냥 휘어진 제품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휘다"라는 단어가 긍정적으로 쓰이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현재까지 휘어진 것을 좋아하는 부류는 성형외과 의사들 뿐이다. 

 

카메라 집중 마케팅의 실패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어느 순간 불만이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카메라에서 불만을 얘기하는 리뷰어는 사라졌다. LG G4 역시 카메라 퀄리티는 대단했다. 그러나 카메라를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기에는 경쟁자들도 불만이 없었다. G4의 스펙이 다소 좋지만 애플은 HDR기능이 뛰어나고, S6와는 스펙상 소숫점 차이밖에는 나지 않는다. 특히 애플은 최근 광고에서 제품을 등장시키지 않고, 직접 찍은 동영상만 강조하며 감성을 건드리고 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감성을 건드리는 게 더 효과적이다.
반면 정체 모를 외국인이 나와 G4의 카메라를 조립하는 모습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겠다. 외국인 노동자를 상징하는 건가? 
 
 
 

LG G4는 제품 자체의 매력만 본다면 나무랄 때가 없다. 멋진 디스플레이와 화면 대비 작은 크기와 카메라 퀄리티, 착탈식 배터리와 메모리 슬롯, 생각외로 훌륭한 디자인 등. 그러나 트랜드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 것 같다. 물론 G4의 부진에는 이런 트랜드를 놓친 부분 말고도 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변화도 크다. 중국 업체들이 급성장했고, 단통법으로 인해 국내 매출이 흔들린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3월 조준호 LG전자 MC 사업본부 사장은 올 하반기에 G시리즈를 넘어서는 '슈퍼 프리미엄폰'을 선보인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만약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다음번에는 '울트라 슈퍼 프리미엄폰'의 개발을 또 불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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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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