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페셜 이벤트 취재 후기, 혁신과 기대 사이

이상우 | 기사입력 2016/09/12 [05:29]

애플 스페셜 이벤트 취재 후기, 혁신과 기대 사이

이상우 | 입력 : 2016/09/12 [05:29]

애플의 9월 스페셜 이벤트 한국 취재 일원으로 샌프란시스코로 갔습니다. 예전과 달리 소문 대부분이 들어맞아 지루한 키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로 아이폰 6s와 너무 닮아 구분이 안 되는 '아이폰 7'은 방수 기능과 새로운 컬러가 추가되고, 설마했던 3.5mm 이어폰 단자가 사라졌습니다. 제품 외부에 무언가를 붙이는 것을 혐오하는 듯 말입니다. 애플이 만든 두 번째 웨어러블 '애플워치 시리즈 2' 역시 전작과 같은 디자인에 속도와 방수 기능이 보강되는 정도였습니다.
신제품들은 ‘소문대로’였지만 애플이 진화의 속도를 늦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루하기는커녕 122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흐른 듯 자극적인 키노트였습니다. SF영화 '스타트랙'에서나 볼 줄 알았던 우스꽝스러운 '에어팟'은 끊김없는 연결성을 제공하는 진정한 무선 이어폰이며, 귀에 잘 맞아 우려하는 분실 위험도 적어 블루투스 이어폰의 문제점을 해결할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과 달리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본 키노트와 제품 경험을 다시 정리했습니다.



마리오 첫 스마트폰 플랫폼은 iOS

연단에 오른 팀쿡 애플 CEO는 자사 서비스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3,000만 곡 이상이 수록된 애플뮤직 가입자가 1,7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앱스토어 역시 1,400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매출면에서 2위의 경쟁사를 2배로 크게 앞섰으며 이 같은 풍부한 비즈니스의 기회가 개발자들이 iOS 플랫폼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덧붙였습다. 그러면서 앱스토어에 마침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캐릭터가 등장한다며 마리오의 창시자 시게루 미야모토를 소개합니다. 마리오 시리즈 최초의 스마트폰용 타이틀 '슈퍼 마리오 런’이 소개되는 순간입니다.

미야모토는 마리오가 항상 화면 오른쪽으로 달리고 화면을 누르면 점프하는 간단하고 쉬운 플레이는 한 손으로 쉽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손잡이를 잡은 채로, 또는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일제히 열광하며 박수를 보냅니다. 그럴것이 그동안 닌텐도는 스마트폰용 게임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첫 출시 플랫폼으로 iOS를 선택한 만큼 애플에 상당한 이점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아마도 아이폰 7 플러스, 아이패드 프로 같은 화면이 크고 대당 판매 단가가 높은 iOS 기기 판매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2월 출시 예정의 슈퍼 마리오 런은 구입할 때 유료지만 이후부터는 매번 과금하는 체계가 아니라 한 번 결제하면 무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2, 터프함과 속도

애플워치 시리즈 2는 1세대 모델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케이스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했습니다. 아니,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케이스도 방수 성능이 개선돼 수심 50미터까지 잠수할 수 있습니다. 수영을 못하는 나로서는 그림의 떡입니다. 어쨌건 애플워치는 항상 몸에 착용하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웨어러블 기기이기에 예뻐야 합니다. 동시에 단단하고 빠른 응답 속도가 필수입니다. 스마트워치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케이스로 러닝 같은 외부 활동이니까요. 땀에 더럽혀지고 어딘가 부딪치기 마련입니다. 운동하는 동안 조작이 잘 안돼 열받아 본적 있다면 응답 속도의 중요성 또한 잘 알 것입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터프함과 속도 향상을 위한 업그레이드입니다.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4배 더 단단한 내구성의 세라믹이 둘러싸 긁힘에 강한 케이스가 50미터 방수 성능을 지원합니다(방수는 세라믹 소재를 포함 모든 모델의 공통 사항). 2세대 SiP(System in Package) ‘S2’는 듀얼 코어로 처리 속도가 최대 50% 빠르고 GPU 성능은 2배 향상됐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GPS를 탑재해 모든 장소에서 위치 데이터를 정확하게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과 앱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게 돕는 워치OS 3 조합으로 애플워치 활용성은 크게 개선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테면 ‘포켓몬 고’같은 것입니다. 올해 등장하는 이 애플워치용 앱은 손목에서 숨어 있는 포켓몬 위치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계속 바라보며 플레이하지 않아도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새로 라인업에 추가된 애플과 나이키의 콜라보 ‘애플워치 나이키 플러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급격히 불어난 통통한 뱃살을 가진 나와 같은 사람들은 특히 이 새로운 애플워치가 궁금할 것 같습니다. 나이키 플러스 런 클럽 가입 자격이 주어지는 이 애플워치는 마지막으로 달린 시간, 바깥 날씨가 달리기에 적합한지 등 코칭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달리기하는 사람을 위해 가벼운 알루미늄 케이스에 동적인 페이스, 땀 배출이 잘되는 구멍 있는 스포츠 밴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달리는 동안에는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거리와 속도만을 표시하는 단순한 화면이 특징입니다.


참고 링크 : 워치OS 3 리뷰, 애플워치의 6가지 변화



아이폰 7 10가지 진화

키노트는 아이폰 7의 10가지 핵심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첫 번째는 예상대로 디자인입니다. 기존의 ‘스페이스 그레이’를 대체한 새로운 색상 제트 블랙은 새로운 산화 피막 처리와 연삭 가공으로 유리처럼 반작 반짝이는 고광택이 멋집니다. 또 다른 색상 무광 블랙(이름은 블랙)은 매끈하고 다른 색상에 비해 애플 로고가 더 반짝였습니다. 골드와 로즈 골드, 실버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새로운 색상에 눈과 감정이 자극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체험 공간에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이 블랙 모델을 만져보려고 긴 줄을 마다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두 가지 블랙 버전은 만지는 족족 고스란히 묻어나는 지문이 선택을 주저하게 할 정도입니다. 작은 스크래치만 나도 잘 보일 만큼 말이죠. 애플이 아이폰 7 설명 페이지에 작은 글씨로 "사용할수록 고광택 마감에 미세한 마모가 보일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다양하게 준비된 iPhone 보호 케이스를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는 문구를 넣은 이유가 이해가 됩니다. 어쨌건 멋진 새 폰에 케이스를 씌운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두 번째는 탭틱 엔진이 들어간 본체와 완전히 일체화된 홈버튼입니다. ‘꾹’ 누르면 아래로 내려앉았다 올라오던 물리적인 상하 움직임이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햅틱 피드백을 통해 마치 아래로 누르는 듯한 느낌이 손가락이 느낄 뿐입니다. 이것은 익숙해지면 될 것이고 탭틱 엔진 API 공개를 했으니 탭틱 엔진을 앱에 활용해 다양한 진동 효과를 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장에서 체험하는 짧은 시간 이 피드백에 적응하는데 실패했지만 몇 가지 옵션이 제공되므로 기호에 따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홈버튼을 본체와 일체화한 또 다른 이유는 내구성 향상이며 이것은 방수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드디어 아이폰 최초로 IP67 등급의 방진 방수 성능을 지원합니다. 아이폰 6s도 내부적으로 로직보드 같은 주요 부품에 약간의 방수 처리를 했지만 빗속에서나 통하는 정도였습니다. 공식적인 방수 지원을 위한 일종의 베타 테스트였던 셈이죠. 아이폰 7의 IP67 등급은 수심 1m에서 30분 동안 잠겨도 괜찮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갤럭시 S7 엣지는 방수·방진의 최고 등급인 IP68 등급입니다. 아쉽게도 체험 공간에서 직접 담가볼 수 있는 수조는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정식 리뷰에서 확인해봐야겠습니다.

네 번째는 카메라입니다. 돌출된 렌즈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제 4.7인치 모델도 광학식 손떨림 보정이 지원됩니다. 후면의 메인 카메라 렌즈는 밝기를 F1.8(아이폰 6s는 F2.2)로 개선했고 렌즈를 제어하는 센서가 60% 빠르고 30%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와 조합돼 이전 모델보다 2배 많은 정보의 이미지를 처리합니다. LED 플래시 또한 4개로 늘어 기존 모델에서 50% 밝아졌지요. 전면 페이스 타임용 카메라의 화소는 500만에서 700만으로 약간 높였습니다. 아이폰 7 플러스는 한 뼘 더 나아가 광각과 망원 2개의 렌즈가 탑재됩니다. 그래서 2배 광학 줌(디지털은 사진에서 10배, 동영상은 5.8배)가 가능합니다. 방수처럼 아이폰에서 처음 있는 일이죠.

2개의 렌즈는 새로운 느낌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이를테면 배경을 흐릿하게 해 피사체의 심도를 높일 수 있겠죠. DSLR 카메라처럼 RAW 데이터 저장도 지원합니다.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비교하는 경쟁사와 다르게 애플은 DSLR에서나 되던 사진 만들기에 도전하고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체험 공간에서 볼 수 있었던 보케 효과를 실제 써보려면 올 하반기 iOS 업데이트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아직 수정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죠. 다섯 번째는 밝고 더 선명한 표시를 지원하는 레티나 HD 디스플레이이며, 여섯 번째는 전면 위아래 2개의 스피커를 탑재해, 본체를 옆으로 두고 스테레오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곱 번째는 3.5mm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라이트닝으로 연결되는 ‘이어팟’입니다. 이어폰 잭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을 애플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한적인 기능의 아날로그 단자에 내부 공간을 할애하는데 이제 지쳤나 봅니다. 쉴러는 “이어폰 잭 제거는 오랜 시간 논의가 지속된 것이며, 결론은 ‘용기’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폰 7이 DSLR 같은 첨단 카메라, 더 빠른 프로세서로 무장했고 이 모든 기술은 내부 공간 압축이라는 한계와의 싸움이라는 그의 말은 수긍되는 주장입니다. 라이트닝이 애초 디지털 오디오 커넥터로 설계되었다는 점과 9억 대의 기기가 이를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스피커 같은 라이트닝 음향기기가 다수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 이런 결정을 하는데 한몫했을 것입니다. 이어폰 잭을 빼면서 애플은 라이트닝 커넥터에 3.5mm 단자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는 어댑터를 기본 제공합니다.

여덟 번째는 신기술 전도사 애플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특징입니다. 바로 무선 이어셋 ‘에어팟’입니다. 모바일 기기의 사용성을 방해하고 디지털 오디오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아날로그는 넘어야 할 산입니다. 물론 무선은 계속 충전해야 하고 또 단자에 꼽기만 하면 되는 유선에 비해 연결이 번거롭습니다. 이런 무선의 설정의 복잡함을 해소하고, 무선의 장점만 누릴 수 있다면 환영할 일입니다. 애플이 내놓은 답이 바로 에어팟입니다.

이어팟과 같은 스타일의 콤팩트 디자인 속에 'W1’ 칩과 가속도 센서, 마이크, 안테나, 배터리 등을 갖췄으며 이런 센서들이 연계되어 간편하고 간단한 사용성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입니다. 이를테면 충전 케이스를 열면 자동으로 켜지고,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곧바로 연결되는 식입니다. 음악 재생 중 귀에서 분리하면 자동으로 재생이 일시 정지됩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5시간까지 음악을 청취할 수 있고 케이스는 24시간 음악 청취가 되는 보조 배터리 역할을 합니다. 에어팟을 넣어두면 자동 충전이 됩니다. 따라서 이는 하루종일 사용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블루투스보다 성능은 더 높고 전력 소모는 낮을 것이라는 애플 정보 분석 전문가 KGI증권 애널리스트 밍치궈의 예상이 맞는다면 에어팟에 적용된 애플의 (블루투스 기반의) 독자 무선 기술은 음향기기를 넘어 스마트 액세서리와 스마트 자동차, 사물인터넷 전반으로 확산될 것입니다.

아홉 번째는 아웃 나라 일본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이고, 마지막 열 번째는 처리 속도와 밀접한 ’A10 퓨전’ 프로세서 이야기입니다. 이 프로세서는 A9보다 성능이 40% 향상됐습니다. 1세대 아이폰의 120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4개의 코어 중 2개는 고성능, 나머지 2개는 전력 소모가 적은 고효율 코어입니다. 고효율 코어는 저전력에 맞게 최적화되어 고성능 코어 소비 전력의 단 1/5만 사용합니다. 요컨대 이메일 확인 등의 부하가 낮은 작업을 할 때 전력을 낮추는 등 코어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사용 시간을 LTE 네트워크 접속에서 인터넷을 할 때 아이폰 7은 12시간 아이폰 7 플러스는 13시간까지 연장했습니다. 쉴러는 아이폰 6s보다 2시간 더 늘어난 성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애플의 미래, 사용해보고 판단하세요

애플은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사용자들을 선도하고 경쟁자에 없는 특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라이트닝 커넥터는 기존에 널리 쓰였던 30핀 커넥터를 대체했고 종이에 펜으로 필기하듯이 자연스러운 필기감의 애플펜슬은 디지털 펜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DSLR를 닮아가는 카메라, 스테레오 사운드, 에어팟의 간편하고 간단한 연결, A10 퓨전 프로세서의 효율적인 작동 등 아이폰 7은 애플만의 감성적인 경험이 곳곳에 담겨있습니다. 큰 변화 없는 디자인이지만 사용자 경험을 좌우하는 이런 진화는 ‘7’이라는 넘버링이 아깝지 않습니다. 단순한 하드웨어 사양으로 알기 어려운 실제로 써보고 경험해봐야 그 장점을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한편, 아이폰 7은 12인치 맥북, 아이패드 프로와 오버랩되는 닮은 점이 있습니다. 키노트 에어팟 소개 영상에서 조니 아이브는 "우리는 모든 기기가 저절로 알아서 연결되는 미래를 믿는다.”며 선 없는 미래가 가까워졌음을 강조했습니다. 애플은 USB-C 커넥터 하나만 있는 맥북으로 완전한 무선 노트북을 제안했고,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에서 라이트닝 커넥터에 꽂으면 블루투스 연결이 저절로 되는 간편한 무선 연결을 보여줬습니다. 이제 3.5mm 이어폰 단자가 사라진 아이폰 7 차례입니다. 아마도 백팩이 아닌 정말 선에 자유로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헤드셋을 사용할 가능성도 고려해봐야겠지요. 우리 대부분은 아이브가 말하는 ‘무선의 미래’의 입구에 서있습니다. 당분간 불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의 호소에 남들보다 먼저 발을 디딤으로써 모바일의 진화를 조금 더 앞서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텍스트와 사진 속 애플 제품과 눈앞의 애플 제품 사이에는 언제나 상당한 온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럴것이라 게 현장 취재 후 내린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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