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히어인 와이어리스' 리뷰, 음악 감상용 블루투스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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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히어인 와이어리스' 리뷰, 음악 감상용 블루투스 이어폰
  • by 이주형

음악 마니아들은 보통 블루투스 스피커나 이어폰의 음질을 저주하는 데에 하루에 30분 정도를 허비한다. 사실 맞는 말이었다. 블루투스 기기들은 배터리나 기능이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음질에 올인해서 설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과거 블루투스 규격은 고음질 오디오 파일을 처리할 수 있을 만큼의 전송률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음질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하루의 30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무선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했고, 이제는 들을만한 음질의 제품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소니의 히어인 와이어리스(h.ear in Wireless, 모델명 MDR-EX750BT)다. 이 제품은 블루투스 이어폰이지만 소니의 고급 오디오 브랜드인 히어(h.ear) 시리즈에 소속돼 있다. 블루투스 이어폰이면서 음질을 놓치지 않겠다는 소니의 각오다. 

히어 인 와이어리스는 넥밴드형 디자인으로, 유려한 디자인보다는 경량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메탈 느낌이 나는 도색을 한 플라스틱을 썼고, 뒷부분은 목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무를 덧입혔다. 무게는 38g이다. 같은 넥밴드형인 LG의 톤플러스 플래티넘(60g)보다 거의 반이나 가볍다. 목에 건 느낌도 거의 안 난다.


색상은 차콜 블랙, 비리디언 블루, 라임 옐로우, 보르도 핑크, 시나바 레드 등 총 다섯 가지인데, 리뷰용 제품으로는 비리디언 블루가 왔다.  메탈릭한 디자인이 상당히 감각적이다. 다프트펑크가 쓰면 좋을 듯 한 사이버틱한 디자인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블랙, 실버, 골드 등의 색상이 아닌 것이 흥미롭다.

이어폰 부분은 25cm 길이다. LG 톤플러스같이 줄감기 기능이 없는 대신, 다른 이어폰처럼 클립으로 이어폰을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당연히 줄감기가 편리하다. LG 톤플러스가 이 분야 최고의 강자인 이유 중에 하나다.

버튼부는 직관적이고 간결하다. 모든 버튼이 왼쪽에 있는데, 아래에는 전원/재생/통화 버튼이, 위에는 볼륨 및 곡 넘기기 버튼이 있다. 한 번 누르면 볼륨이 변경되고, 오래 누르고 있으면 오디오 피드백과 함께 곡이 넘어간다. 그러나 기능을 너무 축약해놔서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조금 헤맸다. 오른쪽에는 스마트폰과 원터치로 바로 연결할 수 있는 NFC 칩이 내장돼 있다.

아래쪽에는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 USB 단자가 달려 있다. 배터리 충전에는 2시간 반 정도 걸리고, 한 번 충전하면 7시간 반 정도의 사용(음악 감상 혹은 음성 통화)이 가능하다. 대체로 하루 정도는 문제없고, 많이 안 쓴다면 이틀 정도 버틴다.
소니답게 대기전력 관리가 스마트하다. 옆의 상태 LED를 통해 잔여 배터리량을 3단계로 알려주고, 아이폰에 연결하면 iOS에서 잔여 배터리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단자를 덮어주는 덮개가 뭔가 어설프다.

히어인 와이어리스는 블루투스 이어폰이지만  유선 이어폰으로도 쓸 수 있다. 동봉된 마이크로 USB-3.5mm 헤드폰 케이블을 사용해 히어인 와이어리스의 충전 단자에 꽂으면 일반 유선 이어폰처럼 사용할 수 있고, HRA 음원을 원음 그대로 들을 수 있다. 심지어 이렇게 쓸 때는 배터리가 소모되지 않는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끔찍한 목걸이로 변신하는 다른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과는 달리 유선으로 계속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다만 유선 연결시는 마이크나 리모컨 사용이 불가능하다. 또, 전용 케이블이므로 케이블을 잃어버리면 소니 액세서리 사업부의 매출에 도움을 주게 된다. 

유선 연결 기능만 봐도 알 수 있지만, 히어인 와이어리스는 철저히 음악감상에 초점을 맞췄다. 음악 감상과 관련된 기능 외에는 음성 명령이나, 연결된 스마트폰 찾기 등의 부가 기능은 전혀 없다. 이런 기능은 어차피 많이 쓰이지 않는 기능이지만 통화 위주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는다면 기능을 잘 체크해야 하겠다.

음질은 어떨까? 소니에 따르면 기존 히어인 이어폰에 쓰는 9mm짜리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아이폰 6s에 블루투스로 연결해 들어보면 베이스가 좀 더 강하게 느껴졌고, 해상력도 매우 좋은 편이다. 히어인 이어폰과 비슷하게 밸런스는 약간 저음 성향으로 맞춰져 있지만, 비츠 헤드폰처럼 저음 때문에 중고음이 완전히 묻히는 정도는 아니어서 거부감은 없었다.

코덱 지원도 훌륭하다. 퀄컴의 apt-X 코덱이나 애플의 AAC는 물론이고, 새로운 LDAC 코덱도 지원한다. LDAC는 일반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 전송률보다 세 배 높은 새로운 무선 오디오 포맷으로, 유선으로 듣는 고음질 오디오 품질에 가까운 음질을 자랑한다고 소니는 설명한다. 다만 소니가 개발한 기술이라서 현재는 소니의 고급 워크맨 MP3 플레이어나 최신 엑스페리아 스마트폰에서만 써볼 수 있다. 다행히도 리뷰 기간 도중에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를 입수해 들어볼 수 있었는데, 고음질 음원에서는 차이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 히어인 와이어리스의 가격대 성능비는 좋다고 보긴 힘들다. 정가가 249,000원으로,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제품 중에서 매우 비싼 축에 속하거니와, 이어폰 줄감개나 음성 명령 등 부가 기능도 많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이 단점을 수준급의 음질로 커버한다. 거기에 고음질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유선 모드가 있다는 것 또한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끌릴 만한 부분이다. 블루투스 이어폰이 무조건 음질이 좋지 않다는 편견은 이제 슬슬 버려도 좋을 것 같다.


장점
- 뛰어난 수준의 음질
- 유선 이어폰 사용 가능
- 가벼운 무게
- 고음질 코덱 지원


단점
- 가격
- 부족한 부가 기능
- 단자 덮개 부실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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