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만' 되는 제품은 절대 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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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만' 되는 제품은 절대 사지 마라
  • by 김정철
미디어의 선동에 의해 휴가철이 되면 방수 카메라나 방수 스피커가 꼭 있어야 할 기분이 든다. 선택도 쉽다. 검색 엔진에 방수 카메라, 방수 스피커, 방수 태블릿, 방수 스마트폰 등등을 치면 줄줄 나온다. 제품 사진에는 언제나 탐스러운 이슬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마치 물 속에서 태어난 것처럼. 그런데 정작 방수 제품을 구입하면 계륵이 되기 쉽다. 방수스피커는 음악 좀 즐기려면 배터리가 떨어지고, 방수 카메라는 셔터가 느리고, 렌즈가 어두워 밤에는 심령사진만 찍어낸다. 그래서 휴가철에는 변변히 사용도 못하고, 집에 돌아와 서랍 속에서 일생을 마치기 마련이다. 방수 제품이 유일하게 유용한 점은 제품 성능에 화가 나 물에 집어 던져도 고장이 안 난다는 점 정도다.

그래서 나는 방수 '전용'제품을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이제 소개하는 제품은 휴가철에도 유용하지만 평소에도 정말 쓸 만한 제품들이다. 해외여행이나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그러나 휴가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용할 합리주의자라면 리스트를 살펴보자.



소니 엑스페리아 Z3 태블릿 컴팩트 (Sony Xperia Z3 Tablet compact)

휴가철에도 굳이 노트북과 보조배터리, 외장하드, 외장 키보드를 주섬주섬 챙기는 바보들이 있다. 사실 내 얘기다. 뭔가 일을 하지 않으면 책상이 없어질 것 같은 강박관념에 휴가지에서도 악몽을 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클라우드 시대에 노트북을 들고 가는 것은 비생산적이다. 250g짜리 소니 엑스페리아 Z3 태블릿 컴팩트 정도면 충분하다. Z3 태블릿 컴팩트는 8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풀HD화질에 방수, 방진을 지원한다. IP68등급이기 때문에 1.5m 물 속에서 30분간 견디며 보고서를 읽을 수 있다. 두께가 6.4mm라서 수박 짜르는 데 써도 될 정도다. 배터리도 15시간 정도 지속된다. 휴가지에서 10시간 넘게 업무를 볼 수 있다. 고용이 보장됐다면 영화, 음악 듣는 용도로 쓰면 된다.

휴가철 이후에도 스냅드래곤 801프로세서, 3GB램의 괜찮은 성능으로 충분히 평소에 쓸 만 하다. 주변 액세서리 가격이 비싸고, 출시된 지가 좀 지났지만 아직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30만원 후반대에 구입 가능하다.



베오플레이 A1 (B&O Beoplay A1)

대부분의 방수 제품들은 군납품용처럼 생겼다. 특히 방수 스피커들이 그렇다. 뭔가 박격포탄이나 야전 상자처럼 생겼다. 게다가 스피커 출력이 낮거나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은 제품도 많다. 그래서 잘 골라야 한다. 

내가 추천하는 제품은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A1이다. 올해 6월에 출시한 따끈따끈한 제품이며 뱅앤올룹슨이 출시한 스피커 중에 가장 작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무게는 600g에 불과하지만 280W의 출력으로 빵빵한 저역을 제공한다. 특수 전류 제어 기술을 적용하여 배터리 시간도 24시간에 달한다. 다만 이 제품은 완전 방수 제품은 아니다. 생활 방수 정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물이 묻으면 얼른 털어내는 게 좋다. 하지만 좋은 디자인에, 괜찮은 음질, 긴 배터리 시간 덕분에 휴가철이 아닌 평소에도 쓸 수 있어 훨씬 실용적이다. 최대 볼륨에서는 하우징의 울림이 심해지고, 30만원 대의 가격은 좀 비싼 편이지만 뱅앤올룹슨 치고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캘빈클라인 얼스 (Calvin Klein Earth)

휴양지에서 시계는 스마트폰보다 유용할 때도 있다. 특히 워터스포츠를 할 때가 그렇다. 그러나 단지 휴가를 위해 롤렉스 서브마리너를 구입할 갑부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면 트랜디하고 패셔너블한 쿼츠(배터리식) 시계로 적당한 타협을 보는 게 좋다. 휴양지 및 아웃도어 시계로는 탱크가 밟아도 동작한다는 빅토리녹스 '이녹스'가 유명하지만 휴양지에서 탱크를 만날 리도 없으니 좀더 패셔너블한 캘빈클라인 얼스 (Calvin Klein earth) 정도를 추천한다.

캘빈클라인은 위대한 시계 브랜드는 아니지만 가장 감각적이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시계 브랜드임에는 틀림없다. 그들이 출시한 얼스는 100미터 방수에 야광 효과인 슈퍼 루미노바 기능도 있어 캄캄한 심해에서도 시간을 볼 수 있다. 패브릿 소재의 스트랩이 아주 감각적이라서 평소에도 주말용 시계로 손색이 없다. 남녀공용이라고 하는데, 다이얼 크기가 44.2mm로 여성 손목에는 큰 편인게 흠이다. 30만원대 판매 중이다.



후지필름 X-T1

방수카메라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대부분 성능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방수카메라도 1년에 한번 패킹을 점검해야 한다. 패킹이 오래되면 물이 샐 수 있으므로 방수카메라의 성능은 2~3년 정도로 보는 것이 마음 편하다. 만약 전문적인 스킨스쿠버나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가 아니라면 방수카메라 대신에 디카용 방수팩이 훨씬 효과적이다. 저렴한 건 만원이면 살 수 있다.

완전 방수는 아니지만 생활방수 정도를 지원하는 미러리스 카메라는 많다. 후지필름 X-T1도 그런 카메라다. 출시 된지는 좀 지났지만 뛰어난 바디성능과 생활방수, 방진 기능 등을 갖추었다. 특히 후지 XF렌즈 시리즈는 화질 좋기로 정평이 났다. 휴가지 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훌륭한 작품 사진을 남겨줄 것이다. 후지필름 미러리스가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고, 서드파티 렌즈가 없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참고로 완전 방수를 지원하는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원한다면 '니콘1 AW1'이 있다. 니콘1 AW1은 번들 킷이 100만원선, 후지필름 X-T1은 바디만 100만원 선이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 (Jabra Halo Smart)

휴가를 갈 때 의외로 필요한 게 이어폰이다. 비행기나 대중교통 이용시에도 필요하고, 스마트폰 음악을 들을 때도 유용하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는 최근 유행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면서 IP54 등급의 생활방수를 지원한다. 여기에 17시간에 이르는 배터리가 강점이다. 넥밴드형이어서 무게감도 덜하고, 통화 기능, 바람 소리 방지 기능 등의 다양한 편의 기능도 탑재했다. 두툼한 저역의 음질도 나쁘지 않다. 디자인은 넥밴드 형태인데 이 디자인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혐오하기도 한다. 디자인만 맘에 든다면 여행철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

물론 평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음악, 통화용도로 쓰기에도 충분하다. 바람 소리 방지 기능으로 운동시에도 유용하다. 특히 구글 나우와 시리를 호출할 수 있는 버튼이 있어 무척 편리하다. 10만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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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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