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OS 시에라 리뷰, 새 기능 먼저 예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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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OS 시에라 리뷰, 새 기능 먼저 예습하기
  • by 이상우
OS X가 가고 macOS(첫번째 버전의 이름은 ‘시에라’)가 왔다. 기능은 기존과 별로 다를 게 없지만 음성 개인 비서 시리와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데스크톱 액세스, 화면 속 화면 등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일반 사용자 대상의 첫 번째 공개 베타를 설치해 macOS 시에라의 새 기능을 미리 체험해봤다.


시리

macOS 시에라에서 가장 중요한 새로운 기능은 ’시리’다. 알다시피 1984년 처음 등장한 맥 마우스는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라는 당시로서는 새롭고 신선한 사용자 경험을 선사했다. 그 이후 애플은 꾸준히 GUI 발전을 모색했고, 최근에는 2~4개의 손가락을 이용하는 완전히 새로운 트랙패드 사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GUI 특성상 사용자는 원하는 작업의 완료까지 메뉴와 창을 오가는 여러 과정을 1단계씩 거처야 하는 불편함 속에 있다. 동료가 보낸 PDF 파일을 찾는 과정을 예로 들어보자.


1. 파인더 실행
2. 검색창에 파일 생성 날짜를 지난 주로 설정
3. 검색창에 '+' 버튼을 눌러 검색 항목
 추가
4. 검색 조건 ‘이름’에 동료 이름 입력
5. 검색 조건 ‘종류’를 PDF로 설정


이것이 음성으로 하면 어떻게 바뀔까? 메뉴바 오른쪽에 있는 시리 아이콘을 눌러 “다운로드 폴더에 있는 PDF 파일”이라고 말하면 곧바로 파일 목록이 나타난다. 앱 실행, 메뉴를 클릭하는 등의 작업 중간의 나오는 단계, 심지어 텍스트 입력 등 GUI 환경에서 당연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이다. 애플은 1990년대에 이런 음성 조작에 도전했으나 낮은 인식률이 실용화에 발목을 잡았다. 그런데 지금은 5억 명의 아이폰 사용자가 시리를 쓰고 거의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음성 인식률을 자랑한다. 복잡한 편집 작업이 많은 맥에 이 시리가 탑재된 것이다. macOS와 iOS 두 운영체제의 가장 큰 차이점은 '파일'의 인식 여부다. 맥 사용자는 대용량 SSD, HDD에 대량의 파일을 저장하고 매일 원하는 파일을 찾고 가공한다. 이 파일을 찾아내는 작업에 시리는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작성 날짜 및 용량, 마지막으로 연 날짜 등 파인더의 다양한 검색 조건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PDF 파일을 보여줘" 식으로 말하고 그 다음에 "그 중에서 오늘 작성한 것만"식으로 검색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맥에 포함된 시리는 다를까?


그러면 맥으로 들어간 시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앞서 이야기한 파일 검색이 쉬워진다. 검색 내용이 나온 시리 창 오른쪽 상단 '+' 클릭하면 그 내용이 알림 센터에 표시된다. 예를 들어 "PDF 파일을 보여줘"라고 말하면 검색 결과는 스마트 폴더(새로운 PDF 파일이 추가되면 내용이 업데이트 됨)에 저장이 되고 이것이 알림 센터에 그대로 노출된다. 검색 내용을 맥 화면 오른쪽 '알림 센터'에 저장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전체 화면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도 파인더로 전환하지 않고 마우스 커서를 오른쪽 끝으로 이동, 드래그 앤 드롭으로 검색 내용을 가져올 수 있어서다. 하지만 베타 버전이라 그런지 목록 이름이 ’FINDER 검색’으로 고정돼 검색 내용이 많으면 어느 것이 어떤 검색의 결과인지 헷갈리는 게 아쉽다. 출시까지 아직 시간이 있기에 애플은 어떤 방향으로든 개선할 것이다.


시리는 또 볼륨을 설정하고 사파리를 실행하거나 맥의 CPU 속도와 메모리, 일련번호, SSD나 아이클라우드 공간도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처럼 조건에 맞는 사진을 찾거나 특정인을 촬영한 사진으로 범위를 좁히는 것도 당연히 된다. 목소리만으로 메일을 작성하고 보내거나 알림을 정하고 주가와 날씨를 확인하고 음악을 재생하고 웹에서 정보 검색을 하거나 트윗을 하는 등 이미 아이폰에서 시리가 보여준 재주 대부분을 맥에서 할 수가 있는 셈이다. 아쉬웠던 점은 스마트 가전을 제어하는 홈킷이 macOS에 탑재되어 있지 않기에 가전 제어가 안 된다는 것이다.


시리 설정

시리로 조정할 수 있는 설정을 자세히 살펴보자.



언어: 기본값은 한국어이지만, 다른 언어로 변경할 수 있다.
음성: 영어는 남성과 여성 목소리를 선택할 수 있지만 한국어는 여전히 여성의 목소리만 지원된다.
음성 피드백: 이 설정을 켜면, 시리는 질문에 항상 음성으로 대답한다.
마이크 입력: 외장 마이크를 사용한다면 여기서 변경할 수 있다.



오토 언락

애플은 iOS 8과 OS X 엘캐피탄 이후 ‘연속성'이라는 이름의 제품간 연계를 강화해왔다. 맥에서 작성하던 메일을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그대로 이어 마칠 수 있고 아이폰에 수신된 전화를 맥에서 받아 통화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작업의 연속이 목적이었던 연계가 macOS 시에라에서 성격이 약간 달라졌다. 작업보다는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애플 기기들을 묶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오토 언락(Auto Unlock)’이다. 정보 유출을 막는 화면 잠금은 모든 맥 사용자의 필수 기능이다. 그러나 매번 암호를 입력하는 게 귀찮고, 주변에 사람들이 많으면 암호가 노출된 위험도 있다. 이제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된다. 워치OS 3가 깔린 애플워치를 차고 macOS 시에라 환경의 맥 앞에 가면 암호 입력을 안 해도 화면 잠금 해제가 되면서 활성화가 되어서다. 애플워치가 곧 암호인 셈이다. 애플워치가 반경 3m 이내에 있을 떄 블루투스/와이파이로 맥과 통신을 해 본인 확인을 하는 구조다. 실제로 비슷한 기능의 앱(맥 ID)이 있다. 나도 사용하고 있는데 정말 편하다. 맥ID는 애플워치에서 아이콘을 터치해야 로그인이 되는 반면 오토 언락은 이조차 필요치 않다. 하지만 베타 버전이라서 그런지 정상 작동은 하지 않았다. 국가별로 사용 여부를 막아놨다는 의견도 있다. 다음 버전의 베타에서 다시 시도해봐야 겠다.



통합 클립보드



‘통합 클립보드(Universal Clipboard)’ 기능도 재미있다. 잘라내기/복사한 정보의 임시 저장 공간이자 맥과 iOS 기기간 잘라내기/복사 정보를 공유하는 기능이다. 맥에서 긴 텍스트를 입력, 복사하고서 그것을 아이폰에 붙여 넣거나 반대로 아이폰에서 복사한 사진, 텍스트를 맥에 붙여 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펜슬로 필기한 내용을 복사하고 맥에 붙여넣는 것도 당연히 된다. 

한편, 아이폰/아이패드와 맥의 연계에서 중개 역할을 하는 것은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다.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키노트와 페이지 또는 오피스 문서를 이동하며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열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가장 중요한 ‘데스크톱 및 도큐멘트 폴더’는 여기에 저장되지 않았다. macOS 시에라는 이 문제를 없애기 위해 이 두 폴더까지 아이클라우드에 자동 저장하는 기능이 제공된다.




탭 기능의 보편화도 다뤄야 할 부분이다. 사파리 탭 기능은 전체 화면 표시에서 여러 웹 페이지를 전환하며 열람할 때 정말 편리하다. 이 편리한 탭 기능이 모든 앱에 적용된다. 문서를 열거나 저장하고 닫을 수 있는 유형의 앱은 전체 화면 상태에서 새 문서를 만들거나 열 때 자동으로 탭 표시가 돼서 유용하다. ‘시스템 설정→독→도큐멘트를 열 때 탭 사용’에 옵션 변경이 가능하다.




스마트한 저장 공간 관리


저장 공간 관리도 똑똑해졌다. 맥의 부족한 저장 공간 해소에 아이클라우드를 끌어들인 애플의 센스가 돋보인다. 단순히 로컬 스토리지 파일을 옮기는 게 아니다. IMAP 방식 메일 서버의 첨부 파일을 로컬 스토리지에서 삭제하거나 아이튠즈 스토어의 영상 콘텐츠 삭제는 물론 휴지통에 30일 이상 보관했을 때도 알아서 삭제한다. 또, 용량이 큰 파일, 마지막에 사용한 날짜가 오래된 파일, 다운로드한 파일 등의 목록을 분석해 사용자가 삭제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복합적인 방법으로 저장 공간 확보를 도와준다. 두 번 이상 다운로드한 파일과 이미 설치가 끝난 설치 파일, 별로 사용하지 않는 글꼴과 사전 파일도 자동으로 삭제되며 필요할 때 아이클라우드에서 다운로드를 한다.



사진



사진 앱은 맥이나 아이폰에서 가장 중요한 앱 중 하나다. 애플이 iOS 10과 같은 수준의 사진 앱을 macOS 시에라에 넣기로 한 결정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새롭고 향상된 사진 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스마트하다. 그중 추억 기능은 사용자의 오래되고 잊혀진 순간들을 찾아내 추억을 다시 볼 수 있게 한다. 제목과 날짜와 함께 이미지를 볼 수 있고 컬렉션 안의 사람들과 장소 역시 지도상에 표시된다. 사진 앱 안 어디에서나 사람이나 장소 앨범을 포함해 다른 앨범의 연관 이미지들을 제공하는 추억을 찾을 수 있다.
피사체 식별 능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나는 조카, 꽃, 음식 같은 것들을 검색했는데 결과로 나타난 컬렉션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는 사진 앱이 이런 일반적인 단어에 기반해 이미지를 인식하고 검색할 정도로 스마트하기 때문이다. 앨범 안에 인물을 태그해 둔 경우 사람도 찾을 수 있다.

편집 기능도 대거 추가됐다. 첫째 ‘조정’ 도구 아래 ‘빛’ 메뉴에 새로 추가된 ‘암부 및 명부’ 기능이다. 밝은 부분을 차분한 톤으로 떨어뜨려 사진의 디테일을 분명하게 표현할 때 효과적이다. 두 번째는 마크업. 사진에 도형이나 텍스트를 넣고 서명을 할 때 편리하다. 셋째 라이브 사진의 편집 기능이다. 아이폰6s 시리즈로 촬영한 라이브 사진은 그동안 맥에서 편집이 안 됐다. 포토샵 같은 편집 프로그램을 쓰면 스틸 사진으로 변환되어서다. 이제 macOS 시에라와 iOS 10에서 필터 효과를 입혀 전혀 다른 느낌의 사진 편집이 가능하다.

사파리 속 유튜브 동영상을 데스크톱 화면에 작게 표시하는 ‘화면 속 화면’ 같은 macOS 시에라의 일부 새로운 기능은 첫 번째 공개 베타 버전에서는 구현이 안됐다. 애플은 가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든 구현할 것이다. macOS 시에라 설치 가능한 맥은 2009년 후반 이후에 나온 맥북과 2010년 이후 출시된 맥북에어, 2010년 나온 맥북 프로, 2010년 이후 출시된 맥 미니, 2009년 후반에 출시된 아이맥과 2010년 이후 나온 맥 프로다.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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